서울대 차기 총장 후보들이 교육·연구 투자를 뒷받침할 수조원대 재정 확충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업·동문 기부와 정부 지원 확대, 수익사업 등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7일 서울대 총장 예비 후보 4명의 발전계획서와 소견 발표회 발언 등에 따르면 최해천 기계공학부 교수는 기업·정부와 협력하는 ‘SNU 메가프론티어 파트너스’를 제안했다. 기업 최고경영진과 기부·연구·인재 양성·창업을 연결하고, 분야별 회원제 연구 컨소시엄으로 연구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한 신규 기금과 전략재원 확보 목표는 4년간 약정 기준 2조원이다.
이재영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대학 자산을 기존 6조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 아래 동문 기부, 연구역량을 활용한 모금, 기술 창업·지분 투자 등을 제시했다. 온라인·평생교육과 AI 데이터센터 등 수익사업을 확대하고, 국고출연금 3000억원 증액과 대학진흥금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준호 체육교육과 교수는 자체 재원과 발전기금을 1조원씩 확보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학교채와 유휴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SNU홀딩스를 통한 벤처투자·부동산 관리·지식재산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른 후보들의 수조원대 공약을 비판한 김현철 국제대학원 교수는 4년간 기부금 7000억원을 모으고, 기금 운용으로 1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아울러 본부 조직과 예산을 줄이는 대신 취임 첫해 단과대학 예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보좌관을 지낸 김 교수는 과거 함께 일한 인사들과의 인연을 거론하며 정부 재원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사회자가 소견발표회에서 재원이 부족할 경우의 ‘플랜B’를 묻자 후보자들은 “어쨌든 달성할 수 있다” “부족하다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다” 등의 답변을 하며 구체적인 대안 언급은 회피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