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 이름에 기업·기관명을 함께 표기할 권리를 판매하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으로 300억원에 육박하는 누적 수입을 올렸다. 역대 최고 낙찰가는 강남역으로 3년 사용료가 11억원을 넘었다.
27일 공사에 따르면 2016년 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수입은 약 280억원에 달한다. 공사가 관리하는 서울지하철 1~8호선 276개 역 중 38곳에서 역명 병기 사업이 시행 중이다. 공사의 재정난 해소를 위해 도입된 이 사업은 한동안 신규 계약이 중단됐다가 2021년 재개됐다. 공사는 지난해까지 4년간 연평균 41억원, 올해는 8월까지 12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계약 중인 역 가운데 3년 사용료 총액을 기준으로 가장 비싼 곳은 하루플란트치과의원이 2024년 11억1100만원에 낙찰받은 2호선 강남역이다. 을지로3가역 신한카드가 8억7450만원, 을지로입구역 하나은행이 8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사업 입찰에 참여하려면 사무실 등이 대상 역에서 1㎞ 이내에 있어야 하고, 유흥업소처럼 공공장소에 이름을 붙이기 부적절한 곳이 아니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한 곳 중 최고가를 제시한 곳이 낙찰받으며, 재입찰 없이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공공시설 상업화 논란도 있었다. CJ올리브영은 2024년 성수역 병기권을 10억원에 낙찰받았으나 지하철 역명의 상업적 활용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돼 자진 반납했다. 이후 공사는 접근성, 공공성 등을 평가하는 정량평가 70점과 심의위원회 정성평가 30점을 합산해 70점 이상인 곳에 입찰 자격을 주도록 기준을 계량화했다. 최근에는 대상 기업을 중견기업 이상에서 벤처기업으로 넓혔다. 지난 11~22일 종각, 홍대입구 등 10개 역 입찰을 했으며, 28일 심의를 거쳐 30일 개찰할 예정이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