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같이 뛸래요?"…연애 고픈 日 청년층, 러닝크루 열풍

입력 2026-09-27 17:49
수정 2026-09-28 00:47
일본 도쿄의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일왕 거처 주변을 뛰는 ‘왕궁 러닝’이 새로운 이성 만남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내연애는 부담스럽고 1 대 1 매칭 앱은 피곤하다는 인식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27일 마케팅 전문 매체 닛케이MJ에 따르면 최근 도쿄 왕궁과 요요기공원, 고마자와올림픽공원 등 주요 러닝 코스에서 젊은 직장인이 함께 달리는 러닝 커뮤니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회사 밖에서 인맥을 넓히고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올해 5월 출범한 러닝 커뮤니티 웰미가 주최하는 왕궁 러닝 행사에는 한 번에 최대 50명이 참가한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한 27세 여성은 “회사 밖 사람과 교류하고 싶어 참가했다”며 “함께 달릴 동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겉으로 내세우는 목적은 건강 관리지만 실제로는 연애 상대를 찾으려는 참가자가 적지 않다. 한 31세 여성은 “주변에 러닝 커뮤니티를 계기로 사귄 사람이 있다”고 했다.

사내연애를 피하려는 분위기도 러닝 커뮤니티가 확산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니세이기초연구소는 맞벌이가 일반화되자 보다 높은 경제 수준을 갖춘 상대를 원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왕궁 인근에는 대기업과 금융회사가 밀집해 직업이 비슷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기업도 러닝을 새로운 ‘만남 비즈니스’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취업 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하우텔레비전은 학력과 나이 등이 비슷한 5~10명을 묶어 왕궁 러닝 행사를 열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