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률이 나란히 하락했다. 양사의 휴직률이 동시에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억원대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휴직보다 근무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반기·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률은 당해 출생 자녀가 있는 직원의 35.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2%) 대비 0.7%포인트 내린 수치다. 성별로는 남성이 12.4%에서 11.2%로, 여성은 94.3%에서 88.2%로 각각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률도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의 3.2%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4.0%)보다 0.8%포인트 낮아졌다. 남성은 1.3%에서 0.7%로, 여성은 10.1%에서 8.9%로 각각 하락했다. 두 회사는 공시 기준(삼성전자는 당해 출생 자녀, SK하이닉스는 초등학생 이하 자녀)이 달라 절대 수치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양사 모두 하락 흐름이 나타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기업의 일·생활 균형 공시제 도입 이후 삼성전자의 육아휴직률은 2022년 34.5%, 2023년 37.4%, 2024년 39.5%로 상승했으나, 2025년 38.1%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 역시 2022년 7.8%, 2023년 8.2%로 오르다 2024년 6.6%로 꺾였고, 2025년 6.9%로 반등한 뒤 올해 상반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반등과 이에 따른 성과 보상 방식의 변화가 육아휴직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노사 합의를 거쳐 반도체 부문 성과 연동 보상을 대폭 넓혔다. 특히 삼성전자 DS부문은 사업 성과 기반의 특별경영성과급 지급 상한을 없애는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실적이 크게 회복된 가운데 올해 성과급이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6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SK하이닉스도 2023년 약 8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딛고 2024년과 2025년 영업이익이 각각 23조원대, 47조원대로 크게 뛰어오르며 보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상태다.
다만 육아휴직 결정에는 출산 시점이나 인력 구조, 제도 운영 방식 등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성과급 영향만으로 단정하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반도체 호황 속에서도 일·생활 균형 제도가 축소되지 않도록 두 회사가 어떠한 보완 대책을 제시할지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