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年 2억 아낀다"…고려대, 연구실 758곳 전수진단

입력 2026-09-27 10:28
수정 2026-09-27 10:35
고려대 현송SDG연구소가 교내 공과대학 연구실의 전력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별도의 설비 투자 없이 운영 방식만 개선해도 전력 사용량을 최대 10.9%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약 2억원의 전기요금을 아끼고 660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규모다.

고려대 현송SDG연구소는 안암캠퍼스를 대상으로 탄소 통합관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공학관과 신공학관, 창의관 등 공과대학 3개 건물 내 758개 실을 전수 진단해 공간별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건물 단위로 관리하던 에너지 사용량을 개별 공간 단위로 세분화해 전력 소비 특성과 탄소 감축 여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각 공간의 용도와 보유 장비 특성을 전력 데이터와 연계해 분석했다. 그 결과 냉난방 운전시간 조정, 야간 대기전력 차단, 공조 설정 최적화 등으로 전력 사용량을 최대 10.9%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거나 기존 설비를 교체하지 않고 운영 방식만 바꿔 얻을 수 있는 절감분이다.

이를 공과대학 3개 건물에 적용하면 연간 약 660tCO₂e의 온실가스와 약 2억원의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 서울캠퍼스 전체 83개 건물로 확대할 경우 연간 전력 절감량은 약 9GWh(기가와트시)로 늘어난다. 7MW(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새로 설치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로, 설비 투자비로 환산하면 약 100억원 규모다.

대학 캠퍼스는 연구실과 강의실, 행정공간 등이 섞여 있어 공간마다 에너지 소비 특성이 다르다. 특히 연구시설은 실험·연구 장비를 24시간 가동하는 경우가 있어 전력 소비량 편차가 크다. 건물 전체의 사용량만 관리해서는 어떤 공간에서 전력을 더 줄일 수 있는지 찾아내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에 산출한 10.9%는 실제 절감 실적이 아닌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한 최대 감축 잠재량이다. 고려대는 도출된 개선 방안을 시범 적용한 뒤 국제 성과 측정·검증 프로토콜(IPMVP)에 따라 실제 절감량을 검증할 예정이다.

전석우 고려대 현송SDG 연구소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학교가 기구축한 기반을 실제 감축 성과로 연결해 2045 탄소중립 이행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며 “도출된 개선안을 시범 적용한 뒤 실측 절감량으로 투명하게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