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출바우처 지원을 받은 농식품 기업의 전체 수출액은 늘었지만, 증가분 대부분이 상위 2개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대상 기업 절반 이상은 오히려 수출이 줄어 사업 성과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농식품글로벌성장패키지 지원을 받은 316개 기업 가운데 전년보다 수출액이 감소한 곳은 168개사로 집계됐다. 전체의 53.2%에 해당한다.
수출이 줄어든 기업들에 지급된 지원금은 180억2300만원이었다. 전체 지원금의 52.8%다.
농식품글로벌성장패키지는 수출기업이 공동 선별비와 포장재, 항만·공항 부대비용 등 수출 과정에서 필요한 항목을 골라 지원받는 바우처 사업이다.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해 물류와 포장, 현지 유통 과정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해 지원기업 전체 수출액은 18억6288만달러에서 19억644만달러로 2.3% 증가했다. 표면적으로는 수출 성장세가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수출 증가액 상위 2개 기업을 제외하면 나머지 314개사의 수출 합산액은 약 859만달러 줄었다. 전체 수출 증가가 다수 기업의 고른 성장보다는 일부 기업의 실적에 크게 기대고 있었다는 의미다.
정부 지원사업은 수출 경험이 부족한 중소·중견 식품기업이 해외 판로를 넓히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원기업 절반 이상이 수출 감소를 겪고 있다면 단순 지원 확대보다 부진 원인을 분석하고 맞춤형 후속 지원을 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농식품글로벌성장패키지 예산은 2024년 327억7900만원에서 지난해 360억2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792억400만원으로 전년의 2배를 웃돌았다.
지원기업 수 역시 빠르게 증가했다. 2024년 291개사에서 지난해 316개사로 늘었고, 올해 들어 8월까지는 1185개사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예산과 대상 기업이 급격히 확대되는 만큼 기업별 수출 성과와 지원 효과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 의원은 "지원기업 절반 이상의 수출이 감소했고, 수출 전체 증가분도 사실상 2개 기업이 만든 결과"라며 "수출 실적이 감소한 기업에 지원금이 반복적으로 투입되고 있지는 않은지, 더 나아가 이 사업이 실제 농어업인의 수혜로 이어지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