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에 사는 A씨는 추석을 맞아 내려온 딸 가족들에게 지역 명물인 오징어물회를 대접할 생각이었다. 동해안에서 오징어물회는 손님을 맞을 때 내놓는 익숙한 음식이다. 추석 며칠전부터 아는 선주들에게 문의를 했지만 "올해는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오징어가 다시 ‘귀한 몸’이 되고 있다. 국내 연근해산뿐 아니라 원양산 오징어의 공급 여건도 좋지 않아 수산물 시장에서 오징어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어황이 부진한 가운데 오징어 가격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KAMIS에 따르면 연근해산 신선 냉장 오징어 대품은 9월 20일 기준 1마리 5791원으로 지난해보다 12.3% 높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물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3일 원양산 냉동 오징어 중품 1마리 가격은 5262원으로 평년 가격 4107원보다 28.1%, 지난해 같은 시점 4696원보다 12.1% 높았다.
문제는 ‘물량’이다. 올해 동해안 오징어 어황은 여전히 부진하다. 강원도가 집계한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2일까지 동해안 오징어 누적 어획량은 84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73톤의 37% 수준에 그쳤다. 최근 3년 같은 기간 평균 1285톤과 비교해도 66% 수준이다. 추석을 앞두고 9월 16~22일주 강원 동해 기준 오징어 어획량은 전주 8톤에서 54톤으로 증가했지만 소비를 감당하기엔 여전히 적은 양이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강원·경북 지역 오징어 위판량은 2021년 2만3724톤에서 2023년 3796톤까지 줄었다. 지난해에는 5383톤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2021년의 23% 수준에 그쳤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오징어가 과거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늘었지만 최근에는 수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북상하거나 어군이 분산돼 조업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남획에 따른 자원량 감소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조업 여건도 만만치 않다. 오징어 등 주요 어종의 어획량 감소에 더해 면세유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출어 자체를 줄이는 어민이 늘고 있다. 영덕 지역 선주 B씨는 "업황은 부진한데 면세유 가격도 뛰면서 배를 띄우면 오히려 적자라 조업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