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진짜 중산층’은 월 631만원을 벌고 319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만 따지면 한국 가구의 절반 이상이 중산층이지만 하지만 노후까지 대비할 수 있는 ‘진짜 중산층’은 4가구 중 1가구에 불과했다. 소득·소비·저축·자산·부채·노후준비등 6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가구는 100가구 중 8가구뿐이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진짜 중산층’ 보고서에 따르면 ‘진짜 중산층’의 가처분소득 중앙값은 월 631만원, 소비지출은 319만원이었다. 순자산은 4억1705만원, 이 가운데 금융자산은 1억1230만원이었다.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은 자기 집에 살았다.
연구소는 중산층을 가르는 잣대로 6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소득·소비·저축은현재의 생활 수준을, 자산·부채·노후준비는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우선 소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중산층 기준을 적용했다. 2025년 균등화 가처분소득 중위값인 연 3744만원의 75~200%, 즉 연 2808만~7488만원에해당해야 한다. 가구원 수를 감안하면 1인 가구는 월 234만~624만원, 2인 가구는331만~882만원, 3인 가구는 405만~1081만원 수준이다. 이 기준만 적용하면 전체 가구의 52.9%가 중산층에 들어갔다. 두 가구 중 한 가구꼴이다.
하지만 ‘중산층다운 소비’를 할 수 있는지를 따지자 숫자가 줄기 시작했다. 연구소는 균등화 소비지출 중위값인 연 2089만원의 75%, 즉 연 1567만원 이상을 최소소비 수준으로 잡았다. 소득 중산층 가운데 이 조건까지 충족한 가구는 전체의43.2%로 줄었다.
소비하고도 저축 여력이 있어야 한다. 연구소는 소비 후 처분가능소득의 10% 이상을 남길 수 있어야 저축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소득과 적정 소비, 저축 여력을 차례로 모두 충족한 가구는 전체의 39.9%였다.
마지막 관문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자산과 부채, 노후준비다. 연구소는 순자산이 2억3860만~6억9432만원이면 자산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처분가능소득의 30% 이하여야 하고, 노후준비와 생활비 충당 상태도 ‘보통’ 이상이어야 했다.
소득·소비·저축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이 세 가지 가운데 최소 두 가지를 갖춘 가구만 ‘진짜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전체 가구의 24.6%였다. 소득만 따졌을 때52.9%였던 중산층이 미래의 생활까지 고려하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6가지 조건을 빠짐없이 모두 갖춘 가구는 8%에 그쳤다.
‘진짜 중산층’의 자산 구조도 일반 가구와 차이가 컸다. 이들의 순자산 중앙값은 4억1705만원으로 전체 가구의 2억3860만원보다 약 1.8억원 많았다. 금융자산 중앙값도 1억1230만원으로 전체 가구 6312만원의 약 1.8배였다. 자가 거주 비율은72.5%였다.
소득과 소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 진짜 중산층 가구의 가처분소득 중앙값은 연 7572만원, 월 약 631만원이었다. 소비지출은 연 3822만원, 월 319만원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소비하고 연간 약 3750만원이 남는 구조다.
보고서를 쓴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득만으로 보면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중산층에 해당하지만 적정한 소비생활을 누리면서 저축하고 자산·부채·노후준비까지 갖춘 가구는 네 가구 중 한 가구꼴에 그친다”며 “중산층의 기준은 ‘얼마나 많이 버느냐’에서 ‘얼마나 잘 살고 그 삶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수 있느냐’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