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겨냥?…李 대통령 "혁명적 상황서 '오버'하는 경향, 적당히 절제해야"

입력 2026-09-25 10:25
수정 2026-09-25 10:55

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혁명적 상황이 되면 '오버'를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적당히 절제를 해야하는데 상황이 바뀌었다 싶으면 그대로 더 빨리 질주를 한다. 더 빨리, 멀리, 급하게 가다가 반동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속였다"며 검찰개혁 의지를 깎아내린 유시민 작가 등 여권 내 강경파 주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 멕시코시티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노무현 정부 때 추진됐던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싼 논란을 예로 들며 "자신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 과한 주장을 하는 건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상황을 만드는 데 선명해서 멋있을 진 몰라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제7조) 조항 폐지가 여야 의견 일치로 추진됐는데 일부가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반발을 일으켰고, 해당 조항 폐지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는 취지로 이 대통령은 설명했다. 유시민 작가가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를 주장했던 대표적 인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국가보안법은 낡은 유물이니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며 전면 폐지를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가보안법 개정에 실패해) 찬양·고무죄 조항이 아직도 살아서 최근 압수수색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꺼번에, 화끈하게, 시끄럽게 해치우면 좋다. (그러나) 쉽지 않다"며 "가급적 저항도 최소화하고, 반발도 최소화하고 실효적으로, 실용적으로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유 작가는 지난 18일 이 대통령 기자회견 발언을 문제 삼으며 "우리가 생각한 검찰개혁, 더불어민주당의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며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 멕시코 순방 기간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유 작가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해 온 의료개혁, 공기업 개혁, 공직 개혁, 지방 개혁 등을 언급하며 "나름 많은 것들을 하고 있고 성과도 있다"며 "개혁이란 독립운동에 자금을 대서 함께 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운동에 임금을 떼어 자금을 댄들 내 삶이 직접적으로 바뀌는 건 없지 않나"라며 "개혁이라는 것도 거의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가진 걸 빼앗기는 것과 얻을 수 있는데 못 얻는 것과 비교를 하면 가진 것을 빼앗길 때 고통이 더 클 수 있다"면서 "저항도, 반발도 크다. 그래서 정치 세계에서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의 수가 비슷하면 절대 좋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일이 나쁜 일보다 더 찬성하는 일이 2~3배 많아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항하는 사람 힘이 그보다 훨씬 세기 때문이다. 모든 게 그렇다. 그래서 세상은 잘 안 바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간담회 모두발언 말미에 자신의 임기와 관련된 언급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을 걱정하지 않도록, 최소한 제가 재임하는 동안은 대한민국이 여러분들을 잘 챙기겠다"며 "혹시 2030년 6월2일을 넘기는 일은 절대로 없을테니 혹시라도 그런 걱정하시는 분들은 걱정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개헌을 통한 자신의 임기 연장 가능성은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도 "연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멕시코시티=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