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5마리서 350마리로…멸종위기 새의 기적 같은 부활

입력 2026-09-24 20:53
수정 2026-09-24 21:42

전 세계에서 다섯 마리만 남아 멸종 위기에 놓였던 뉴질랜드의 검은 울새 '카루레'가 뉴질랜드 환경보호단체가 선정한 '올해의 새'가 됐다.

뉴질랜드 환경보호단체 '포레스트앤버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카루레가 올해의 새 투표에서 2만5610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카루레는 뉴질랜드 본토에서 약 800㎞ 떨어진 채텀제도에 서식하는 새로 성체의 무게가 AA 사이즈 건전지 정도에 불과할 만큼 작으며, 주로 숲에서 곤충을 섭취한다.

이 새는 서식지 감소와 외래 포식자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한때 멸종 직전까지 몰렸다. 1980년에는 단 5마리만 남기도 했다. 당시 암컷 '올드 블루'와 수컷 '올드 옐로' 한 쌍이 사실상 종을 이어갈 마지막 개체였다.

이에 뉴질랜드 당국과 현지 주민은 이들을 보호하고 개체 수를 늘리는 복원 작업에 나섰다. 특히 카루레의 알을 다른 새에게 맡겨 부화시키는 방식 등을 활용해 번식을 유도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재 약 350마리의 카루레 성체가 두 곳의 포식자 차단 자연보호구역에서 서식 중이다.

카루레는 현재도 뉴질랜드에서 '국가적으로 심각한 위기(Nationally Critical)' 단계로 분류되는 등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현재 보호구역의 적합한 서식 공간은 거의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개체 수를 더 늘리려면 새로운 서식지를 확보해야 한다.

보전단체들은 채텀제도의 피트섬을 새로운 서식지 후보로 지목했다. 외래 포식자를 제거해 카루레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피트섬 복원은 카루레뿐 아니라 채텀제도에 서식하는 다른 멸종위기 조류를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올해의 새' 투표에는 역대 최다인 약 10만5000명이 참여했으며, 2위는 카카포, 3위는 뉴질랜드 매인 카레아레아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