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전기차와 방산, 인공지능(AI) 등을 중심으로 양국 경제·산업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장기간 진전을 보지 못한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공개된 멕시코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정부가 추진 중인 전략 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큰데, 특히 전기차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의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 기반·공급망과 한국의 배터리·전기차 부품 경쟁력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내고 협력을 확대하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협력 사례로는 최근 기아자동차가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전기차 생산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점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에게 멕시코는 단순한 생산기지 그 이상으로, 북미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핵심 전략적 거점"이라며 "한국의 기술력·제조역량을 멕시코의 인재·산업 기반과 결합시키면 양국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약 500개의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 약 133억달러를 투자해 1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멕시코 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한국 기업들이 멕시코 성장에 계속 함께하고 투자, 지역사회 기여를 통해 양국의 공동 번영에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경제 협력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는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풍부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북미와 중남미 경제를 잇는 핵심 축"이라며 "견고한 경제 협력에 걸맞게 제도적 틀을 갖추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멕시코 FTA 협상 재개와 사회보장 협정 체결 추진, 투자 보호 메커니즘 강화를 제시하며 "더욱 지속 가능하고 호혜적인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산 분야 협력 확대 의지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 공군 전투기 현대화 사업에서 한국의 FA-50은 뛰어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호 호혜협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분야에서는 공동 시범 사업과 기술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마약 밀매 등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간 공조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화 분야에서는 양국 국민 간 교류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와 한국은 태평양을 1만㎞ 넘게 떨어져 있지만 문화는 양국 국민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데 기여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5월 BTS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만나 멕시코 정부 기념패를 받은 일을 두고는 "양국 문화 교류의 열기와 우정을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양국이 문화콘텐츠·예술 분야 공동 제작과 전문인력 양성 메커니즘 구축,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K 컬처 센터'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성 인권 신장에 대한 높은 관심과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여성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매일 아침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주말마다 전국 각지를 돌며 현장 목소리를 듣는 모습은 언제나 국민 가까이에 있고자 하는 진정 어린 의지를 보여준다"며 "취임 이후 이어지는 높은 국정 지지율은 이런 소통 행보가 국민 신뢰를 두텁게 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