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요구대로 금리 내리면…" 전문가들 섬뜩한 '경고'

입력 2026-09-23 22:44
수정 2026-09-23 22: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Fed)에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추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실제로 금리를 급격히 내리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3.75~4%인 미국 기준금리가 1%로 낮아지면 물가 및 국채의 급등과 달러화 가치 급락의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투자분석사 DASM의 제이 벤슨 더럼 대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실무적 관점에서 보면 연준의 3%포인트(p)의 금리 인하는 대재앙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급격한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면 투자자들이 이를 채권 가격에 반영하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등 다른 국가가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자금이 이동할 경우 달러화 가치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추라는 요구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빈 워시 Fed 의장과 소통하는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에 세계 채권시장의 작동 방식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1%' 요구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우군들 사이에서도 워시 의장의 금리 인상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성향 단체 '세제 개혁을 위한 미국인들'의 대표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외부 경제 자문인 그로버 노퀴스트는 "대통령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금리 인상이 주는) 고통이 싫다'고 말하는 것이지만, 금리를 올려야만 했던 게 Fed의 잘못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에 육박하고 다짐육과 경유·휘발유 등 생활물가도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태다. 로이터는 일부 분석가들이 이런 상황에서 Fed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가 문제의 책임을 돌릴 수 있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