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조망권 등을 둘러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간 법정 다툼이 항고심으로 이어졌다. 이 회장 측이 요청한 현장검증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7-3부(박은영 김종기 민정석 고법판사)는 이날 이 회장이 조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의 항고심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분쟁은 조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짓고 있는 고급 주택에서 시작됐다. 이 회장 측은 지난 5월 조 회장의 신축 주택 공사를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조 회장의 신축 주택이 이 회장 주택의 조망권을 가리는 등의 이유가 제시됐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7월27일 이 회장의 신청을 기각했다. 신축 공사로 이 회장 주택의 한강 조망이 일부 제한되는 점은 인정했지만, 조 회장 주택이 대각선 방향에 있어 조망이 전부 가려지는 것은 아니며, 이미 골조 공사가 마무리돼 공사를 멈출 실익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 회장 측은 즉시항고하고 항고심 재판부에 현장검증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진과 동영상 등 제출 자료만으로도 현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항고심에서 이 회장 측은 신축 주택이 들어선 부지의 높이와 건물 층고를 핵심 쟁점으로 제시했다. 이 회장 측은 "조 회장 측이 새로 짓는 집과 그 바로 옆집 사이는 경사가 져 있고, 조 회장 집이 자리한 땅이 더 아래쪽에 있다"며 "그런데도 조 회장 집 2층이 그 옆집 2층보다 높다는 점이 재판 심리에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한 조망권 침해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가중평균 지표면 산정 위법, 층수·높이 제한 회피 등 건축법 위반 및 적법성 여부, 도로 용도폐지 후 매각 절차의 위법성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라며 오랜 기간 유지돼온 마을의 규범과 공동체의 기본 상식을 지키기 위한 문제 제기"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약 3주 뒤 심리를 마친 뒤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