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추석 명절 준비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재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간편식을 구매해 간소하게 차례를 지내는 추세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이 30만3750원으로 지난해보다 4.1% 올랐다. 지난 10∼11일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 등 6개 도시의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상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배는 5개에 2만7300원으로 지난해보다 16% 올랐다. 배 생산·공급은 무난하지만,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일러 출하가 앞당겨지면서 차례상에 주로 쓰이는 대과 물량 비율이 줄어 제수용 배 가격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쇠고기 양지는 600g에 3만3050원으로 지난해보다 10.5%, 우둔·설도는 2만9760원으로 11.9% 상승했다. 닭고기는 1㎏ 기준 7230원으로 13.1% 올랐다.
채소류에서는 애호박이 2410원으로 지난해보다 92.8% 올라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말 폭우로 일조량이 줄면서 작황이 부진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추석 성수기 주요 과일류 구매 행태 및 공급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에 차례를 지낼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27.3%에 그쳤다. 차례를 지내는 집 중 절반이 넘는 50.9%는 '상차림을 간소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간소하게 차례상을 준비하거나 완성된 명절 음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관련 간편식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행사 기간 이마트의 피코크 전·떡갈비·너비아니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같은 기간 키친델리 나물류 매출은 14% 증가했으며 튀김·너비아니류는 29% 늘었다. 이마트는 간편하게 명절 음식을 준비하려는 수요가 관련 상품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의 추석 간편식 상품 수를 올해 55개로 2년 새 약 48.6% 확대했다. 이마트는 앱에서 주문한 뒤 매장에서 찾아가는 ‘오더픽’을 통한 명절 모둠전 사전예약을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