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동네 목욕탕(센토)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가정 내 목욕 시설이 보편화한 데다 시설 노후화, 연료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지난 반세기 사이 무려 80% 넘게 줄었다.
지난 21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4년도 위생행정 보고를 인용해 일본 전국의 센토가 2730곳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50년 사이 80% 넘게 감소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야마가타현에서는 센토가 한 곳도 남지 않았다. 반면 온천 자원이 풍부한 아오모리현은 인구 10만 명당 22.4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가고시마현(15.8곳)과 오이타현(11.52곳)이 그 뒤를 이었다.
전국목욕탕조합 등은 센토가 급감한 주된 요인으로 가정 내 욕실 보급 확대와 경영자 고령화, 시설 노후화 등을 꼽았다. 센토는 법적 지위상 입욕료에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 대형 목욕 시설처럼 가격을 자유롭게 올리기 어렵다는 점도 경영난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센토의 경영난이 이어지자 입욕료를 올리는 지역도 늘고 있다. 도쿄도는 지난 8월 성인 입욕료 상한을 550엔에서 600엔으로 올렸다. 홋카이도 역시 오는 10월부터 50엔 인상한 550엔을 적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센토의 주 연료인 중유 가격이 치솟고 각종 물가까지 오르면서 문을 닫는 곳이 잇따랐다. 실제로 목욕탕조합에 가입한 센토는 지난 4월 기준 1493개에 그쳤다.
다만 찜질방과 사우나, 대형 복합 목욕 시설(슈퍼 센토) 등을 포함한 전체 공중욕장은 2024년도 기준 약 2만3600곳으로, 과거와 비교해 큰 폭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센토가 줄어드는 대신 시대 변화와 소비자 욕구에 맞춘 다양한 목욕시설이 그 자리를 채우는 흐름으로 해석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최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공중위생업소 가운데 목욕장업은 5656곳으로, 2000년 8904곳에서 3248곳 감소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는 목욕탕이 줄더라도 헬스장 샤워실이나 주거시설 내 욕실 등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단순한 시장 재편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지방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어 목욕탕 폐업이 단순한 업종 감소를 넘어 기본적인 위생 환경의 공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