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전남 고흥에서 발생한 외국인 어업 노동자에 대한 ‘소화기 분사’ 사건과 관련해 해당 사업장에 대한 긴급 수시근로감독에 착수했다. 폭행·강제근로 의혹뿐 아니라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까지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고흥군 소재 선원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 대상 소화기 분사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관할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이 감독 전담팀을 구성하고 수시근로감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독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폭행과 강제근로 여부를 비롯해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전반적으로 점검한다. 피해 노동자들의 보호를 위해 본인 의사를 확인한 뒤 쉼터 연계 등 보호조치를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사업장 변경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사건은 지난 19일 고흥의 한 어업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가 공개한 2분50초 분량의 영상에는 선주인 고용주가 숙소에 머물던 베트남 국적 노동자 2명에게 욕설을 하며 나가라고 요구한 뒤 방 안을 향해 분말 소화기를 여러 차례 분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인권단체 측은 노동자들의 눈과 입 등에 소화기 분말이 들어가 호흡 곤란 증상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이 근로계약상 통발을 이용한 문어잡이 업무를 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꽃게잡이에 사용되는 그물 정비 작업에도 투입됐으며,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7월 14일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작업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고용주가 숙소에서 노동자들에게 퇴거를 요구하면서 소화기를 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흥에서는 앞서 올해 2월에도 굴 양식장 계절근로자들의 임금체불 사건이 발생해 사업주 2명과 브로커 등 3명이 송치된 바 있어, 외국인 어업 노동자를 둘러싼 노동권 보호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