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거운 것도 문제"…한국 증시에 날아든 '뜻밖의 경고'

입력 2026-09-21 20:05
수정 2026-09-21 20:34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 임원이 한국의 극심한 주가 변동으로 한국의 브랜드가 손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록펠러 캐피털 매니지먼트(RCM) 글로벌 부문인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루치르 샤르마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증시가 왜 국가적 부담이 됐나'라는 제목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이같이 말했다.

샤르마 의장은 "한국 시장은 수십 년 동안 유난히 등락이 심했고 이는 일일 거래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제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의 상승과 하락은 변동성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지난 12개월보다 심한 변동성은 1980년대 기록 집계가 시작된 뒤 4차례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례는 금융위기가 닥친 신흥국 나이지리아, 튀르키예, 브라질, 그리스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가격 변동에 더해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경기 순환적 성격, 재벌 집단의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도 장기 투자자를 물러서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막기 위해 정부가 문제의 소지를 만들지 말고 해법을 내놓는 방식으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기를 부추긴 면이 있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그는 나중에 뒤따른 정부의 투기 억제 조치를 언급하며 "주식 투기는 뿌리 깊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사회적 도박 문화와 연관된 것으로 지목돼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6위 규모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국경 너머 훨씬 멀리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기업 이익의 약 7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코스피는 오랫동안 세계 강세장과 약세장의 조기 지표였으나 갈수록 통제력을 잃는 듯한 한국 시장의 거동 때문에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손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