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청년들에 '1억' 건넨 이유…"미래 인재로 AI 키운다"

입력 2026-09-20 11:24
수정 2026-09-20 11:33
LG가 청소년부터 청년·임직원까지 아우르는 인공지능(AI) 인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청년들이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해커톤을 운영하는 동시에 서울대와 손잡고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가 강조해온 '사람 중심' 인재 철학을 AI 분야로 넓혀 미래 인재의 성장 단계에 맞는 교육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LG는 지난 19일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LG 에이머스(Aimers) 해커톤'을 열었다. AI 기술을 활용해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실전형 프로그램이다. 2022년 하반기 시작된 LG 에이머스에는 올해까지 2만3000명 이상의 청년이 참여했다. LG는 이를 국내 최대 규모의 청년 AI 인재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9기에는 역대 가장 많은 3393명이 지원했다. 온라인 교육과 해커톤 예선을 거쳐 34대 1의 경쟁률을 뚫은 96명이 결선에 올랐다. LG는 결선 참가자 전원에게 총 1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번 과제는 LG스포츠가 제시한 '투수 제구 성공 확률을 예측하는 AI 모델 개발'이다. 참가자들은 평균자책점이나 볼넷·탈삼진 비율처럼 결과를 보여주는 기존 지표 대신 경기 유불리, 중요도, 최근 흐름, 투수별 특성 등을 반영해 다음 제구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LG는 제출된 코드와 모델 성능, 구두 발표 결과를 종합해 상위 3개 팀에 총 1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수상자에게는 LG 입사 지원 때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혜택도 준다. LG 관계자는 "좋은 AI 모델보다 더 중요한 것은 AI로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라며 "데이터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이며, 해커톤에 참가한 청년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업 지원도 병행했다. 대회 이튿날인 20일에는 LG AI연구원과 LG전자,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채용 박람회를 열었다. 각 사 인사 담당자가 채용 정보를 제공하고 진로 상담을 진행했다. 향후 채용 때 우선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는 'LG AI 인재풀' 등록도 안내했다. 1대 1 취업 컨설팅과 모의 AI 면접 강의도 제공했다.

LG는 또 서울대와 함께 운영하는 'LG AI 청소년 캠프' 4기 참가자 100명을 다음 달 22일까지 모집한다. 올해 기준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지원할 수 있고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선발자는 내년 2월 서울대에서 2박3일 교육을 받은 뒤 5월까지 10주간 서울대 재학생 멘토들과 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우수 참가자에겐 여름방학 중 2주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교육받을 기회도 제공한다.

LG는 청소년 대상 'LG디스커버리랩'과 'LG AI 청소년 캠프', 청년 대상 'LG 에이머스', 임직원을 위한 'LG AI 아카데미'와 사내 대학원 'LG AI대학원', 유네스코와 함께 운영하는 'AI 윤리 MOOC' 등으로 교육을 세분화했다.

구 대표는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사람들의 미소를 설계하는 따뜻한 도구여야 하며, 이는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