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60명 중 1명이 감염"…결국 '국가비상사태' 선포한 나라

입력 2026-09-19 20:50
수정 2026-09-19 21:21
피지에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신규 감염자가 급증하자 피지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19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피지 정부는 최근 성명에서 지난해 HIV 신규 확진자가 2016명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9년과 비교하면 16배로 급증한 수치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도 피지를 세계에서 HIV 신규 감염자가 가장 가파르게 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UNAID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피지 내 전체 HIV 감염자는 9100명으로, 인구 약 92만명인 피지의 성인 60명 중 1명꼴이다. 5년 전에는 약 167명 중 1명이었다.

감염자 중 자신의 상태를 아는 비율은 39%에 그쳤고,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비율은 22%로 추정됐다. 임산부 100명 중 2명꼴로 HIV 감염자이며, 지난해 HIV 양성으로 태어난 아기 59명 중 18명은 생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숨졌다.

UNAIDS는 확인된 감염 사례 중 절반 이상이 성적 접촉으로, 42% 이상은 주사기 공동 사용 등 약물 투약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다.

피지 당국은 무료·비공개 HIV 검사 확대, 감염 전 예방 약물 요법 도입, 감염자 무료 치료 등으로 예방·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UNAIDS도 이 같은 피지 정부의 대응 계획을 지지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