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만의 비밀을"…잔나비 초근접 공연에 잠실이 '뭉클' [2026청춘커피페스티벌]

입력 2026-09-19 18:07



“오늘처럼 시원한 날씨에 딱 어울리는 노래네요.”

1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이 다음 곡을 소개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 저녁, 잔나비의 노래가 울려 퍼지면서 공연장은 순식간에 거대한 노래방으로 변했다.

이날 ‘2026 청춘, 커피 페스티벌’ 무대에는 잔나비의 최정훈과 기타리스트 김도형이 함께 올랐다. 공연 전부터 무대 앞 잔디밭은 돗자리를 편 관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자리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객석 좌우 통로와 안전펜스 뒤편에 줄지어 섰다.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관객이 계속 몰리면서 잔디광장 뒤쪽까지 인파로 빼곡했다.

무대 아래 내려와 눈맞춤…떼창 폭발잔나비는 ‘She’를 시작으로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 ‘초록을 거머쥔 우리는’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최정훈이 노래를 소개하며 “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라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또다시 큰 함성이 터졌다.

해가 저물 무렵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과 ‘가을밤에 든 생각’이 이어지자 공연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관객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켜 좌우로 흔들거나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박자를 맞췄다. 돗자리에 앉아 있던 시민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최정훈은 공연 도중 무대 아래까지 내려가 팬들과 가까이서 호흡했다. 객석을 오가며 팬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흔들었고, 마이크를 관객 쪽으로 건네 노래를 함께 불렀다. 예상치 못한 ‘초근접 공연’에 팬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최정훈의 모습을 담았다. 최정훈이 바라보는 방향마다 함성이 연달아 터졌다.

공연의 열기는 대표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에서 절정에 달했다. 최정훈이 마이크를 객석 쪽으로 돌리자 무대 앞 잔디밭은 물론 좌우 통로와 객석 뒤편에 선 관객들까지 후렴을 한목소리로 불렀다. 잔나비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에 수많은 목소리가 더해지며 잠실 일대가 떼창으로 뒤덮였다.

공연 막바지에는 빠른 리듬의 ‘투게더!’가 울려 퍼졌다. 관객들은 자리에서 뛰거나 손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예정된 무대가 끝난 뒤에도 곳곳에서 앙코르 요청이 이어지자 잔나비는 다시 한 곡을 들려주며 화답했다.

객석 뒤편까지 가득 메운 관객들잔나비는 1992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최정훈과 김도형으로 구성된 밴드다. 2014년 데뷔해 복고적인 밴드 사운드와 서정적인 가사로 이름을 알렸다. 2019년 발표한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청춘의 사랑과 불안, 지나간 계절을 노래해온 잔나비의 음악은 ‘오늘의 나를 깨우는 완벽한 블렌딩’을 주제로 열린 이날 축제와도 잘 어우러졌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청춘, 커피 페스티벌은 ‘오늘의 나를 깨우는 완벽한 블렌딩’을 주제로 열렸다. 서로 다른 풍미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커피 블렌딩처럼 청춘의 열정과 문화예술, 휴식을 한데 모아 일상에 필요한 에너지를 채우고 지친 감각을 깨우자는 취지다.

‘2026 청춘, 커피 페스티벌’은 19~20일 이틀간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일대(아레나광장과 월드파크, 스트리트 등)에서 열린다. 스타벅스와 빽다방, 엔제리너스, 이디야커피를 비롯해 CU, GS25, 동서식품 등 다양한 업체가 참여해 각종 커피와 음료를 선보인다. 잔나비를 비롯한 아티스트 공연과 경품 추첨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