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0일 뒤 기업들 어쩌나…문자 시장 '대혼란' 초읽기

입력 2026-09-19 11:48
수정 2026-09-19 12:20


대량문자메시지 사업자의 재등록 유예기한이 불과 4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전송자격인증을 거쳐 문자사업자 재등록까지 마친 업체가 단 4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내 문자메시지 유통망의 핵심인 주요 중계사업자들조차 아직 재등록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의 방송통신위원회 폐지 추진으로 장기간 행정 공백이 이어진 데다 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대응마저 늦어지면서 문자서비스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방미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전송자격인증서 발급을 마치고 중앙전파관리소에 등록을 마친 사업자는 4곳에 그쳤다.

전송자격인증제는 대량문자 시장 정상화와 불법스팸 방지를 위해 법적 의무제도로 도입됐다. 문자사업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전송자격인증을 받은 뒤 중앙전파관리소에 문자사업자 등록을 해야 서비스를 경영할 수 있다.

전체 전송자격인증 신청 사업자는 282곳이었는데, 이 가운데 128곳은 반려됐고 124곳은 서류심사가 진행 중이다. 현장심사 단계에 있는 사업자는 8곳이며 전송자격인증서가 발급된 사업자는 22곳이었다.

특히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CJ올리브네트웍스 등 10개 주요 중계사업자도 아직 문자사업자 재등록을 마치지 못한 상태다. 이들 중계사업자는 기간통신사업자와 직접 계약하고 하위 문자사업자들과 재판매 계약을 맺는 구조로, 유예기간 내 중계사업자들이 등록을 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 문자서비스 시장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

현장의 혼란은 제도 시행 준비가 제때 이뤄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25년 9월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됐으나, 민주당의 방통위 폐지 방침에 따라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고 시행령 개정과 관련 고시 제정의 의결을 하지 못했다. 실제 전송자격인증의 구체적인 기준과 심사 절차를 정한 방미통위 고시는 올해 4월 28일에야 시행됐다.

문제는 오는 10월 27일 유예기한이 종료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인증기준 자체가 엄격한 데 반해 재등록을 준비할 시간은 턱없이 불만이 나온다. 인증을 제때 받지 못할 경우, 기존 문자사업자의 문자전송이 불가능해져 이용자 불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송자격인증은 서류 적정성, 이용자 관리, 보안체계, 기록관리, 사후조치 등 5개 분야에 걸쳐 다수의 세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앙전파관리소가 진행한 현장 설명회에서도 인증기준이 과도하다는 사업자들의 토로가 나온 바 있다.

문자 서비스 대혼란이 현실화할 경우 인증·결제·배송 안내 등 대량문자 발송에 의존하는 은행과 카드사, 택배·유통업체는 물론 고객 안내와 마케팅 문자 활용도가 높은 소상공인들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각종 민원·재난 안내를 위해 대량 문자 발송 시스템을 이용하는 공공기과 지방자치단체도 역시 마찬가지다.



김장겸 의원은 "불법스팸을 막고 문자 시장을 정상화하라고 했더니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사업자들을 고사시키고 있다"며 "현장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법을 만들고 시행에 필요한 준비를 제때 못하면서 부담이 현장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에도 사업자들의 인증 참여 비율이 낮아 개선을 촉구했는데 전혀 나아진 게 없다"며 "방미통위는 인증 지연 원인과 향후 처리계획을 명확히 밝히고, 유예기간 종료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