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美 여자 프로야구 마운드에 한국인 김라경이 섰다

입력 2026-09-18 17:36
지난달 1일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로빈 로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 개막전. 1954년 전미여자프로야구리그(AAGPBL)가 해산된 지 72년만에 여성 프로 리그가 부활한 순간, 뉴욕 홈팀 하이츠의 선발투수로 한국인 김라경이 나섰다. WPBL에는 김라경을 비롯해 김현아(보스턴·포수),박주아(샌프란시스코·유격수)가 활동하고 있다.

<미쳤대도 여자야구>는 야구에 미친 여자들이 WPBL에 입단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도준우 SBS 교양국 PD가 제작해 올초 방영한 같은 제목의 2부작 다큐멘터리의 뒷이야기다.

중·고등학교에 여자 야구부가 없어 체육 특기생이 되지 못한 김라경은 서울대에 진학했다. 특기생이 아닌 학생에게도 야구부의 문을 열어주는 유일한 학교여서다. 김현아는 대학 진학과 취업 준비를 위해 수시로 야구를 접어야 했다. 박주아는 ‘최강야구’, ‘골 때리는 그녀들’ 등에 출연해 여자가 야구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세 선수 모두 프로가 됐지만 현실은 여전히 차갑다. 네 개 팀이 두 달간 각각 15경기를 치르는 WPBL은 선수에게 계약금 없이 경기 수당만 준다. 그래도 이들은 지치지 않고 공을 던져 여자 야구라는 틈을 만들어냈다. 저자는 말한다. 이제 우리가 그들의 경기를 보고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큰 문을 만들어보자고.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