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도 없는데 560만원"…이재용·정의선이 입은 '이 브랜드'

입력 2026-09-18 21:00
수정 2026-09-18 21:4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착용해 눈길을 끈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올 가을·겨울(F/W)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 브랜드는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이른바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측은 18일 앞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 소식을 전하며 "남성 컬렉션은 '자연에서 비롯된 우아함'을 테마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에서 영감을 받아 전개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기능성과 역동성에 전통적인 테일러링을 결합해 부드러운 라인과 자연스럽게 구조화된 어깨의 블레이저,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 등 클래식한 아이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여성 컬렉션은 '풍경의 기록'을 주제로 영국의 전원 풍경과 안개 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낭만적 분위기와 브랜드 특유의 장인정신 및 정교한 테일러링을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이탈리아 페루자 인근 솔로메오를 기반으로 한 캐시미어 전문 명품 브랜드다. 창립자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1978년 약 37만원에 해당하는 소액 대출을 자본으로 설립해 현재는 전 세계 13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로고를 내세우지 않는 게 포인트다. 최근 글로벌 명품 소비가 브랜드를 과시하기보다는 숨기는 방향으로 가는 만큼 독보적 위상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직원들의 근무시간 외 이메일 응답을 금지하는 등 실질적인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제도화했으며 매년 회사 수익의 약 20%를 솔로메오 마을 발전과 직원 삶의 질 향상에 투자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브랜드는 국내에선 이 회장과 정 회장의 패딩 베스트로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올해 3월 유럽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당시 공항 패션으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조끼를 착용했다. 앞서 이 회장이 지난해 9월 한 일본 교토 여행 중에 한 라멘집에서 혼자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됐을 때도 입고 있었던 제품이다.

이 회장이 착용한 제품은 정가 560만9000원에 판매됐지만, 현재는 품절돼 판매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역시 지난해 10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 회장과의 이른바 '깐부 회동' 자리에서 브루넬로 쿠치넬리 조끼를 착용했다. 이 제품은 구스다운으로 보온력이 더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이 브랜드 옷을 입은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브루넬로 쿠치넬리에서 한 차례 쇼핑으로 40만파운드(한화 약 7억4000만원) 이상 지출해 화제가 됐다. 이러한 유명인 마케팅 효과는 이른바 '쿠치넬리 효과(Cucinelli Effect)'로 불리며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소비층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휴 잭맨, 주드 로 등도 레드카펫과 일상복에서 브랜드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명품 산업 전반이 성장 둔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스타들과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찾을 만큼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지난해 매출은 2023년 대비 23.6%, 영업이익은 약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6.4%, 6.2%, 39.3% 감소한 샤넬, LVMH 패션·가죽제품 부문, 구찌 등 다른 유명 명품 브랜드의 부진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결과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