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 매운탕에 농약…"파리 잡으려 했다" 변명

입력 2026-09-16 22:07

마을 주민이 먹으려고 준비한 매운탕에 농약을 넣은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16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2024년 6월 강원 춘천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준비해 둔 매운탕에 농약을 넣어 불특정 다수를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주민들은 매운탕에서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음식을 먹지 않았고,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남성은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부가 농약을 넣은 이유를 묻자 "파리를 잡으려고 넣었다"고 답했다. 1심에서도 "당시 술에 많이 취해 있었고, 파리를 잡으려고 넣었으나 구체적인 상황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되자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불특정 마을 주민을 살해하려고 한 이번 범행은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미수에 그쳤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주민들이 음식을 먹지 않아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양형에 고려해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6개월의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