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A씨는 뮤직카우 플랫폼에서 윤종신(사진)과 성시경이 부른 ‘내일 할 일’의 수익증권을 매수했다. 해당 노래에서 발생하는 저작권료 수익의 일부를 분배받을 권리를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A씨가 실제로 산 건 2013년 발매된 ‘월간 윤종신 리페어(Repair) 2월호’에 수록된 음원 수익에 대한 배분권이었다. 같은 노래가 실린 또 다른 음반 ‘행보 2013 윤종신’ 속 음원의 수익을 배분받을 권리는 별개였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뮤직카우는 지난해 6월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청약을 진행해 ‘내일 할 일’ 수익증권 903주를 발행했다. 이 수익증권의 기초자산은 ‘내일 할 일’의 저작인접권이다. 투자자가 수익증권을 매수하면, ‘내일 할 일’ 저작인접권에서 발생하는 스트리밍 정산금 등을 분배받을 수 있다. 저작인접권은 작곡·작사가 등 저작자의 권리인 저작재산권과 구분되는 개념이다. 저작물을 해석하고 전달하는 가수나 음반을 기획·제작한 음반 제작자가 가질 수 있는 권리다.
가수가 같은 노래를 여러 번 반복해 불러 복수의 저작인접권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데뷔 수십 년을 맞은 가수가 과거 자신의 히트곡을 재해석한 ‘다시 부르기’ 앨범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다만 ‘행보 2013 윤종신’ 같은 컴필레이션(편집) 앨범을 내며 최초 녹음한 노래를 그대로 재수록한다면 저작인접권은 하나로 간주한다. 대법원은 2020년 “저작인접권은 그 음(音)을 맨 처음 음반에 고정(녹음)한 때부터 발생한다”고 판시했다. 동일 음원이 다른 음반에 재수록돼도 그 자체로 새로운 저작인접권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문제는 저작인접권을 관리하는 한국음반산업협회와 한국저작권위원회 등이 실무 편의를 이유로 앨범별로 해당 권리를 관리한다는 데 있다. ‘내일 할 일’의 저작인접권 역시 앨범별 관리라는 관리기관의 원칙에 따라 복수로 존재하게 됐다. 뮤직카우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저작인접권 중 일부만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탁수익증권을 판매하면서 증권신고서에 이러한 사실을 기재하지 않았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단일한 하나의 저작인접권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분배받는다고 오인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앨범 간 수익 분산에 따른 잠식 현상을 두고도 논란이 적잖다. 통상 소비자들은 음원 플랫폼 검색 후 맨 위에 뜨는 최신 앨범 곡을 클릭한다. 이전 앨범, 동일한 곡의 저작인접권에 투자했다면 불이익을 받는 구조다.
업계에선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저작인접권 관리 및 공시 체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뮤직카우 측은 “지적재산(IP)을 매입할 때 음원의 권리가 동일한지 즉시 인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의 실질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기초자산의 범위와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시 체계를 지속해서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