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디즈니코리아)가 한국을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사업의 전략 기지로 삼고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K팝을 포함한 한국 문화 콘텐츠에 디즈니 세계관을 다각도로 결합해 리테일 비즈니스 규모를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다.
디즈니코리아는 16일 서울 신사동 요새 도산에서 ‘프랜차이즈 쇼케이스 2027’을 열고 소비재사업부의 미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소비재사업부는 디즈니 IP를 활용한 상품 기획·개발을 총괄하는 부서로, 한국 지사 차원에서 사업 방향성을 대외에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 간 거래(B2B) 위주로 운영해 왔던 리테일 사업의 무게 중심을 소비자와의 거래(B2C)로 옮기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리테일팀을 신설하며 투자를 늘렸다. ‘토이스토리5’ 개봉 기념 현대백화점 팝업,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를 테마로 한 올리브영N성수 쇼룸 등이 그 성과였다. 전 세계 180여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본사의 리테일 사업 규모는 630억달러(약 87조원)에 이른다.
K팝은 글로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즈니 IP와 공통점이 많은 콘텐츠로 꼽힌다. 디즈니코리아는 최근 아이돌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만든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함께 토이스토리를 테마로 한 굿즈 컬렉션을 출시한 바 있다.
K팝에 대한 투자는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디즈니코리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K컬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10여 개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펀드의 규모나 출범 시점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와는 2020년부터 디즈니 대표 브랜드인 마블을 중심으로 굿즈 개발 등에서 협력해 왔다. 하이브,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도 신규 협업을 준비 중이다. 김현진 디즈니코리아 소비재사업부 총괄은 “K팝을 포함해 K뷰티, K패션, K푸드 산업을 이끄는 K브랜드들의 성장성은 디즈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크로스보더’ 전략에 최적화돼 있다”며 “이들 브랜드가 전 세계 180만명에 이르는 ‘D23’(디즈니 팬클럽)을 타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조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고유의 문화유산에도 디즈니 IP를 접목한다. K패션 브랜드 송지오와의 협업 컬렉션에 한국 민화의 감성을 담아낸 게 대표적이다. 향후 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K팝과 디즈니, 양쪽 모두의 팬덤 수요를 겨냥한 오프라인 이벤트도 강화한다. 오는 10월 예정된 마라톤 행사 ‘디즈니런’, ‘마블런’에 K팝 공연과 팝업, 미식을 결합해 규모를 대폭 키웠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오리지널 컨텐츠 역시 본격적으로 팬덤 육성에 나선다. 디즈니플러스의 전체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다 시청 상위 15개 시리즈 중 9개가 한국 작품일 만큼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디즈니코리아는 11월 공개 예정인 드라마 ‘재혼황후’에 디즈니 세계관을 입힌 굿즈를 선보인다. 이외에 캐치티니핑, 카카오프렌즈 등 한국 애니메이션과의 협업도 늘린다.
김 총괄은 “한국은 전에 없던 글로벌 팬덤 문화가 탄생하고 전 세계로 빠르게 확장되는 ‘크리에이티브 허브’”라며 “한국만이 가진 소프트파워와 디즈니의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새로운 협업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