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5일 12: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장사가 합병이나 분할,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할 때 합병가액 산정 기준이 시가에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으로 바뀐다. 이사회 검토와 외부평가도 의무화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변경예고했다. 예고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달 6일까지 20일간이다. 지난 8일 개정·공포된 자본시장법이 오는 12월 9일 시행되는 데 맞춰 세부 기준을 정비하는 후속 조치다.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병 등을 추진하는 주권상장법인은 합병가액 산정 시 시가와 자산가치, 수익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을 적용해야 한다. 자산가치는 순자산을 발행주식총수로 나눠 산출하고, 수익가치는 현금흐름할인모형(DCF)이나 배당할인모형(DDM) 등을 활용해 합리적으로 산정한다.
기존에는 계약체결일이나 이사회결의일 중 앞선 날의 전일을 기준으로 1개월간, 1주일간,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에 10% 범위 내 할인·할증을 허용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이런 산정방식은 사라진다.
절차적 요건도 강화된다. 이사회는 합병 등의 목적과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 증권신고서 본문 및 첨부서류,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공시해야 한다.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면 그 내용도 포함해야 한다.
외부평가 항목도 확대된다. 기존 합병가액·거래조건의 적정성뿐 아니라 평가방법의 적정성, 가액 산정의 기초가 된 주요 가정의 합리성, 평가상 어려움 등도 명시하도록 했다. 계열사 간 합병 등의 경우에는 해당 법인의 특수관계인과 상대법인 간 출자, 채무보증, 임원 겸직 여부, 지분변동 내역 등도 증권신고서 본문에 기재해야 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 대한 보호 장치도 보완된다. 그동안은 주주와 협의가 무산되면 법령에서 정한 산정방식에 따라 주식 매수 청구 가격이 제시됐지만, 앞으로는 시가·자산가치·수익가치 등을 고려한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이 가격의 적정성에 대해 외부평가기관의 검증 과정도 거쳐 공시해야 한다.
계열사 간 거래에서 특정 주주에게 편향된 조건이 설정되는 행태를 사전에 차단하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정당한 투자회수 기회를 보장하려는 취지다.
시행령 및 규정 개정안은 규제심사와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자본시장법 시행일인 12월 9일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