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검색 포털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그 해 오픈AI가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를 출시하면서다. 검색 엔진의 역할이 빠르게 줄고 그 자리를 생성형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3년 여가 지난 요즘은 분위기가 다르다. 생성형 AI로 1차 답변을 받아본 뒤, 사람이 올린 최신 정보를 검색자가 직접 확인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검색 시장에서 AI와 포털이 상호보완적 관계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확 바뀐 포털 검색 행태1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챗GPT와 네이버 검색을 함께 사용하는 ‘교차 이용자’는 올해 7월 1508만명으로 집계됐다. 포털의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1월 270만명보다 약 5.6배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같은 기간 챗GPT 전체 이용자 1646만명 중 네이버 검색을 함께 사용한 비율은 91.6%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로 1차 요약된 넓은 범위의 정보를 받아본 뒤, 포털에서 사람(게시자)이 경험한 콘텐츠를 통해 ‘현장성’과 ‘최신성’을 검증하는 식으로 검색 행태가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와 전통 검색을 능동적으로 조합해 활용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검색’이다. 복잡한 비교나 요약, 맥락 정리는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텍스트만으로는 부족한 경우 포털에 있는 정보를 감각적으로 확인하는 단계를 추가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챗GPT에 3박4일 제주 여행 일정을 짜달라고 입력한 뒤, 맛집이나 숙소의 사진·영상 등 최신 후기는 네이버에서 검색한다. 반대로 네이버에서 중고차 콘텐츠와 구매 주의사항을 확인한 뒤 챗GPT에 ‘내 상황에 맞게 정보를 정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특히 교차 이용자는 네이버 검색 전체 이용자 대비 더 오래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기준 교차 이용자의 월 평균 이용일 수는 22.6일로, 네이버 검색 전체 이용자(20.1일)보다 2.5일 많았다. 교차 이용자들의 목적이 비교적 분명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검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시나리오형 질의 많아져네이버는 ‘AI+포털’ 교차 검색 흐름에 맞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지난 6월 에이전트(실행형) AI 검색 서비스인 ‘AI 탭’을 정식 출시했다. 이용자의 복잡한 질문에 대해 대화하듯 답변을 제공하고, 쇼핑·블로그 등 네이버 서비스로 연결해준다. 생성형 AI 대중화가 기존 포털 이용 습관도 바꾼 게 서비스 출시 배경이다. 네이버에선 지난해 15글자 이상 검색어 비중이 2024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에는 ‘로봇청소기 추천’이라는 키워드 단어만 검색했다면, 이제는 ‘17개월 아기를 키우는데 소음이 적은 로봇청소기를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는 식이다. 포털 검색에서도 생성형 AI처럼 구체적인 상황과 조건, 목적까지 포함한 ‘문장형·시나리오형’ 질의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AI 탭 서비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출시 직후인 지난달 1000만명을 넘겼다. 네이버 관계자는 “생성형 AI 등장 후 새로운 수요와 트래픽이 창출되면서 전체 검색 시장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검색 서비스에 AI를 결합하고 ‘일상 문제 해결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향후엔 검색 후 의사결정 및 실행 단계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경외 연세대 융합인문사회과학부 교수는 “생성형 AI와 기존 검색 엔진은 서로 없애는 ‘치킨 게임’이 아니라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