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오마카세 즐긴다"…50대도 '럭셔리 혼밥족' 변신

입력 2026-09-14 16:02
혼자 식사하는 '혼밥'이 값싼 한 끼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급 외식'의 또 다른 유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혼밥 예약 3건 중 2건 이상이 객단가 5만원 이상인 식당에서 이뤄졌다. 20만원이 넘는 식당도 1인 예약이 1년 새 40% 가까이 늘었다. 혼밥 이용층은 20·30대뿐 아니라 50대로 넓어지는 추세다.

14일 요식업 전문 통합 플랫폼 캐치테이블이 공개한 '2026 혼밥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7월 1인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38.1% 증가했다. 이 기간 1인 웨이팅은 48.5% 늘었다. 지난 1월 '혼밥' 키워드 검색량은 1년 전보다 139.1% 뛰면서 역대 최고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번 결과는 캐치테이블 국내·글로벌 앱 데이터 분석 결과를 모두 담고 있다.

혼밥 수요를 이끄는 핵심 연령대는 여전히 20·3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기준 전체 1인 예약 가운데 20대가 차지한 비중은 42.9%, 30대는 34.9%로 이들 연령대를 합치면 약 77%에 달했다. 성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1인 예약 증가 속도의 경우 중장년층이 가파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1인 예약 이용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0대로 54%를 기록했다. 51%로 조사된 20대 증가폭을 웃돌았다. 이용 규모 자체는 20·30대가 가장 크지만 혼밥이 특정 세대에 국한된 외식문화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고급 혼밥'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7월 혼밥 예약 중 67.7%가 객단가 5만원 이상인 식당에서 발생했다. 5만~10만원대 식당 비중이 가장 컸고 10만원 이상 레스토랑도 전체 혼밥 예약 중 약 30%를 차지했다.

고가 식당일수록 1인 예약 증가세도 뚜렷했다. 이 기간 20만원 초과 식당 기준 1인 예약은 38.7% 늘었다. 5만~10만원대는 34%, 10만~20만원대는 26.9% 증가했다. 캐치테이블은 "혼밥이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이나 목적에 맞춘 '미식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1인 손님을 받는 식당도 늘고 있다. 혼밥 예약이 발생한 매장 수는 지난 1월 기준 전년도 같은 달보다 57.7% 늘었고 7월엔 35.5% 증가했다. 청담은 1인 예약 상위 상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한남·여의도에선 스시 오마카세, 파인다이닝, 바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업종에서 1인 예약이 포착됐다.

성수·용산에선 프리미엄 다이닝부터 일상적인 식음료(F&B) 매장까지 혼밥 선택지가 확대됐다. 성수동 1인 예약 가능 매장 수는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올해 7월 기준 두 배로 뛰었다.

업종도 오마카세 일변도에서 벗어났다. 지난 7월 기준 스시 오마카세가 여전히 1인 예약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뷔페 예약도 1년 전보다 216% 늘어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일식·돈카츠·면 요리는 73%, 이탈리안은 46% 증가했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캐치테이블 데이터를 보면 혼밥은 더 이상 특정 상황에 한정된 식사 방식이 아니라 메뉴와 가격대, 이용 시간대 전반으로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