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투입할 자금이 장기적으로 16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투자를 현실화하려면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을 제때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13일 용인특례시에 따르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최근 법률방송 '김진희의 부의 탄생'에 출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산단 투자가 약 1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정부가 전력·용수 공급 계획을 신속히 확정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1600조원은 확정된 금액이 아니라 이 시장의 추산이다. SK하이닉스는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투자 규모를 당초 122조원에서 600조원으로 늘렸다. 삼성전자는 처인구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 360조원을 들여 팹(Fab) 6기를 짓기로 했다. 이 시장은 삼성이 호남권에 같은 규모의 팹 2기를 건설하는 데 4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실제 투자액이 1000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성 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원삼면 126만평에서는 SK하이닉스가 팹 4기를 짓고 있으며, 내년 2월께 첫 팹의 절반가량이 완성돼 1층 클린룸이 가동될 전망이다. 235만평 규모의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은 204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후 상주 근로자는 10만5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전력과 용수다. SK하이닉스는 1·2기 팹 공급망을 확보했지만 3·4기 대책은 남아 있다. 삼성전자 국가산단도 1·2기 팹은 산단 내 LNG 발전소 6기로 3GW를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을 뿐 3~6기 방안은 아직 없다. 용수 역시 1·2기 팹은 팔당댐에서 46㎞ 관로로 끌어오는 방안이 추진 중이며, 나머지 팹에는 팔당댐과 화천댐을 잇는 통합 공급망이 필요하다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이 시장은 "정부가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협의해 하루 필요한 전력 16GW와 용수 110만t을 공급할 계획을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 조정에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정이 늦어지면 팹 가동 일정까지 밀릴 수 있어서다.
이 시장은 "반도체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좋은 기업을 유치해 도시의 기반과 재정 역량을 함께 키우겠다"고 말했다.
용인=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