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돌아오지 마"…강소라도 질색한 '이 바지' 결국 부활 [이슈+]

입력 2026-09-13 19:53
수정 2026-09-13 20:38


"스키니, 평생 안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배우 강소라의 바람은 아쉽게도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2010년경 이후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던 스키니진이 다시 패션계의 중심인 런웨이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앞서 강소라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활동하기 편한 의상들을 주로 선호한다고 밝히며 몸에 바짝 달라붙는 스키니진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붙는 옷을 너무 싫어한다"라며 "스키니 유행이 돌아오는 것이 정말 싫고 평생 안 돌아왔으면 좋겠다. (혈액순환을 방해해) 하지정맥의 원인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중적인 우려와 건강상 염려에도 불구하고 연예계와 글로벌 패션 현장에서는 이미 스키니진이 등장하고 있다. 배우 박규영은 지난 11일 오전 유명 패션 브랜드 COS(코스)의 2026 A/W 컬렉션 쇼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는 길에 슬림한 스키니 팬츠를 완벽하게 소화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패션계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러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어 왔다. 패션 매거진 보그의 보도에 따르면, 종아리를 타이트하게 감싸는 이 데님 스타일은 2024년 미우미우 무대에서 미약하게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후 2026년 마이클 라이더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셀린느 컬렉션에 이르러 브랜드의 핵심적인 실루엣으로 급부상했다. 뒤이어 프라다, 디올, 구찌, 발렌티노 등 유수의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남녀 런웨이에 일제히 스키니진을 올리며 전 세계 패션 마니아들의 희비를 극명하게 엇갈리게 만들고 있다.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나 벌룬 핏 데님에 길들여진 이들에게 스키니진의 부활은 여전히 낯설고 당혹스러운 변화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2026년형 스키니진은 과거 2010년대를 풍미했던, 신축성만 강조한 채 피가 통하지 않던 레깅스형 바지의 단순한 답습과는 확연한 선을 긋는다. 이번 시즌 런웨이를 강타한 스키니진은 몸을 옥죄기보다는 정교하게 흐르는 실루엣에 초점을 맞춘다.


스키니진의 사전적, 본질적 의미는 피부와 같은 밀착감을 가진 청바지를 뜻한다. 다리 라인을 따라 군살 없이 날씬하고 홀쭉한 실루엣을 완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시즌에는 꽉 끼는 신축성 소재보다는 탄탄한 조직감의 논스레치 데님이나 클래식한 인디고 워싱을 적용해 시크함을 더했다. 또한 일자로 곧게 떨어지는 시가레트 컷, 슬림 스트레이트 컷 등으로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과거의 촌스러운 코디 공식을 탈피한 현대적인 스타일링 공식이 더해졌다. 상체에는 오버사이즈 코트, 박스형 블레이저, 볼륨감 있는 터틀넥 등 과장된 볼륨을 주어 하체의 극단적인 슬림함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슈즈 역시 과거의 스틸레토힐에서 벗어나 롱부츠 안에 팬츠를 시크하게 집어넣거나 청키한 로퍼, 플랫슈즈를 매치해 실용성과 트렌디함을 모두 잡았다.

현재 패션계는 와이드 팬츠, 벌룬핏, 배기진, 부츠컷 등 다양한 라인이 공존하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호에 따라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스키니진은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불편한 옷으로 유명했으나, 사람들은 그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늘씬한 라인을 뽐내기로 명성이 높았다. 최근 '뼈말라' 등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비주얼이 대세로 자리잡는 가운데, 과연 이러한 스키니진이 다시금 이 시대의 강력한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