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주 만에 물러난 배경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직접적인 자진사퇴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논란이 확산하자 김 대표가 민심을 고려해 용 후보자에게 거취 결단을 요구한 것이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사퇴 권유를 비서실장인 제가 용혜인 후보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과 장관 겸직 자체가 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법적 위반은 아니다"라며 "국민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고 했다.김민석이 직접 결단 요청…용혜인도 공개용 후보자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연 사퇴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거취 요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직접 밝혔다.
그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 뜻을 알기에 저 역시 깊이 고심했다"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용 후보자는 이날 후보자 지명 14일 만에 사퇴했다.
민주당은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최근 공개 메시지의 수위도 높여왔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국민의 목소리나 판단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고 했고,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11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겠다"고 했다. 조계원 대변인도 12일 "청년 세대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했다.
당은 지난 11일에는 "당내외 의견을 비상하게 취합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부터 민주당이 용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염두에 두고 거취 결단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커진 여론 부담…민주당 "진보 연대 역할 기대"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장관직을 맡는 문제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기본소득당 운영 방식 등을 둘러싼 의혹까지 더해지며 야권뿐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용 후보자 지명 이후 20·30대 여론 악화가 민주당의 거취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사청문 정국에서 용 후보자 문제에 당력이 분산되는 것을 막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 대응에 집중하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용 후보자의 사퇴 이후에도 기본소득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의원은 "진보 정치의 가치 실현, 진보 연대의 완성,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과제 실현에 용 후보자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함께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