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동산을 검토하다 보면 같은 주택이라도 일반 임대보다 민박으로 운영할 때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을 자주 듣습니다. 관광객이 많은 도쿄 중심부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민박 수익을 기준으로 부동산 가격까지 평가하는 경우입니다. 최근 도쿄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이런 투자방식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도쿄 신주쿠구에서는 민박 증가와 함께 주민 불편도 누적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신주쿠구의 신고 민박은 3775곳으로, 2022년 이후 거의 3배로 늘었습니다. 올해 3월까지 최근 1년간 접수된 민박 관련 민원도 1300건을 넘었습니다. 부적절한 쓰레기 처리와 소음, 금연구역에서의 흡연 등이 주요 불만으로 지적됐습니다. 관광객을 수용하는 공간이 늘어나는 동안, 주변 주민의 생활환경에는 부담이 쌓인 셈입니다.
결국 신주쿠구가 강력한 규제 카드를 꺼냈습니다. 보도된 방침에 따르면 일부 주거지역 등의 민박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상업지역에서도 연간 영업 가능일을 180일에서 120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기존 시설에도 새 규제를 적용하는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아직 조례 개정 절차가 남아 있어 적용 범위와 경과기간을 확인해야 하지만, 주거환경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신주쿠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오타구 역시 일부 주거전용지역과 학교 주변의 신규 민박을 금지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영업 가능한 요일과 기간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도쿄 23구 전체의 전면금지는 아닙니다. 구마다 대상 지역과 예외, 기존 시설에 대한 적용 여부가 달라 개별 주택에 적용되는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일본 중앙정부의 규제 해석 변화가 있습니다. 2018년 주택숙박사업법, 이른바 ‘민박신법’이 시행되면서 일정 요건을 갖춘 일반 주택도 연간 180일 이내에서 숙박사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민박을 허용하되 ‘며칠까지 영업할 수 있느냐’를 조절하는 방식이 중심이었습니다. 연간 영업일수를 줄이거나 주말과 공휴일만 허용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주거환경이나 교육환경 보호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지역에서 연중 민박 영업을 금지할 수 있다는 방향이 제시됐습니다. 일정한 조건 아래 기존 민박까지 제한할 가능성도 열렸습니다. 연간 영업일수를 제한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지역에서는 민박 영업 자체를 금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투자자에게는 단순히 영업기간이 짧아지는 문제를 넘어, 해당 주소에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됐습니다.
이번 변화는 관광객을 어디에서 재울 것인가와 함께 주민이 어디에서 살아갈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관광수요가 살아나면서 주택을 민박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늘어났지만, 소음과 관리 부담은 주변 주민에게 돌아갑니다. 관광객 증가와 민박 규제 강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역설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관광수요뿐 아니라 해당 주택에서 민박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 변화가 한국 투자자에게 중요한 이유는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현금흐름 때문입니다.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미래에 창출할 순영업소득(NOI)과 그 소득의 안정성에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임대로 월 15만엔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을 민박으로 운영하면 그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민박은 청소비와 운영대행료, 플랫폼 수수료 등을 차감한 순영업소득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이러한 비용을 빼더라도 민박 수익이 일반 임대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수익을 기대해 비싸게 매입했는데 조례가 바뀌어 민박 영업이 제한되면, 수입은 다시 장기임대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수입 감소에 그치지 않습니다. 규제에 따른 위험이 커지면 매수자는 더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매입가격을 낮추려 합니다. 소득이 줄어드는 데다 매수자가 인정하는 가격도 낮아져, 자산가치가 이중으로 압박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주거용 부동산의 수익은 두 가지로 나눠 살펴야 합니다. 하나는 민박을 하지 않고 일반 임대로 얻을 수 있는 수익입니다. 입지와 장기 임대수요를 바탕으로 적정 임대료를 산정하고, 예상 공실과 관리비용 등을 반영한 NOI입니다. 이 수익을 기준으로 매입가격이 적정한지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민박 운영이 허용되는 동안 일반 임대보다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수익입니다. 이는 부동산에 영구적으로 따라붙는 가치가 아니라 조례와 영업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부 운영 프리미엄’으로 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현재의 높은 민박 수익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매입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잡을 수 있습니다. 민박 영업이 제한돼 장기임대로 전환할 경우 필요한 공사비와 새 임차인을 구할 때까지의 공실 손실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에어비앤비에서 얼마를 벌고 있다”는 설명만 듣고 매입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먼저 해당 시설이 어떤 제도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주택숙박사업법에 따른 신고 민박인지, 특구민박인지, 여관업법에 따라 허가받은 숙박시설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도쿄라도 구마다 규제가 다르고, 같은 구 안에서도 용도지역과 학교와의 거리, 건축·소방 기준, 공동주택 관리규약, 신고 시점에 따라 영업 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일본 주택을 사야 하겠습니까. 답은 오히려 단순합니다. 민박이 막혀도 임대가 잘되는 부동산을 사야 합니다. 직장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쉬우며, 장기 거주수요가 탄탄한 주택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여기에 리노베이션과 전문적인 임대관리를 통해 임대료와 입주율을 높일 수 있다면, 민박 규제가 강화돼도 일반 임대를 통한 수익 기반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주변 민박 시설이 장기임대로 전환되면서 임대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살펴야 합니다.
최근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일본 임대주택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단기 관광숙박 수익 때문만은 아닙니다. 꾸준히 들어오는 임대수입과 운영 개선을 통해 늘릴 수 있는 순영업소득이 장기 투자자에게 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을 볼 때 ‘엔저’, ‘관광객 증가’, ‘민박 고수익’과 같은 투자 재료에 먼저 시선이 가기 쉽습니다. 그러나 오래 보유할 자산이라면 현재의 높은 매출보다 규제가 바뀌어도 꾸준히 들어올 임대수입을 봐야 합니다. 민박 영업이 어려워질수록 입지가 좋고 장기 거주수요가 탄탄한 주택의 경쟁력은 더욱 뚜렷해질 것입니다.
앞으로 일본 부동산을 살 때는 민박으로 얼마나 벌 수 있는지와 함께, 영업이 제한되면 수익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민박이 막혀도 임대가 잘되는지, 그 임대수익에 비춰 매입가격이 적정한지가 핵심입니다. 도쿄의 민박 규제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높은 수익을 믿고 부동산을 비싸게 사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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