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15세 소년이 뒤집힌 배를 붙잡고 이틀 넘게 버틴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소년은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못한 채 베링해 외딴 해역에서 표류하다가 미 해안경비대에 발견됐고, 인근 어선 선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11일 미 해안경비대를 인용해 15세 소년 데릭 파커 아그나앙가가 지난 7일 알래스카 앞바다 베링해에서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데릭은 지난 4일 친형과 사촌을 따라 넙치잡이에 나섰다. 그러나 이튿날 밤 이들이 타고 있던 소형 보트가 전복됐고, 데릭만 홀로 살아남았다.
그는 구조될 때까지 뒤집힌 보트 선체 위에 매달린 채 이틀 넘게 표류했다. 이 기간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데릭 일행이 예정된 시간에 돌아오지 않자 알래스카주 경찰에 신고했다. 수색에 나선 미 해안경비대는 허큘리스 항공기를 투입해 해상을 살폈고, 7일 오전 10시30분께 뒤집힌 보트 위에 앉아 있는 데릭을 발견했다.
해안경비대는 곧바로 인근 어선에 구조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데릭이 표류하던 곳은 어선 항로에서도 멀리 떨어진 해역이었다. 가장 가까운 선박인 노스웨스트 익스플로러호가 현장에 도착하는 데도 4시간이 걸렸다.
선장 애덤 화이트는 구조하러 가는 동안 약 1.6㎞마다 경적을 울렸다. 데릭이 경적 소리를 듣고 구조대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는 NYT에 “내 인생에서 가장 긴 4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익스플로러호는 알래스카 본토 해안에서 약 264㎞ 떨어진 해역에서 데릭을 발견했다. 세인트로렌스섬에서도 6.4㎞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발견 당시 데릭은 뒤집힌 선체 위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해안경비대가 앞서 선체 옆으로 공기 주입식 구명뗏목을 떨어뜨렸지만, 데릭은 그곳까지 헤엄쳐 갈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원들은 데릭에게 밧줄을 던져 배 위로 끌어 올렸다. 이후 따뜻한 수건으로 몸을 감쌌다. 당시 현지 기온은 약 7도였고, 데릭은 중등도 저체온증 상태였다.
데릭의 어머니 비나 쿨로위이는 페이스북에서 아들을 “생존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아들은 기도로 버텼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