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 띄우는 젠슨 황…속내는 엔비디아 패권 강화?

입력 2026-09-11 18:19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왔다. 축하합니다. 오픈AI팀.”

지난 3일 GPT-6 아스트라를 공개한 오픈AI를 가장 먼저 축하한 사람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였다. 젠슨 황은 X(옛 트위터)에 “챗GPT에서 아스트라까지 4년이 걸렸다”며 이같이 적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작년과 올초 300억달러를 투자했다. 젠슨 황이 투자를 고려해 오픈AI를 축하했다고 공언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투자금이 엔비디아 시가총액(5조2600억달러)에 비하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투자금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속내는 따로 있다. 오픈AI 지분 27%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보유하고 있다. MS가 초기 투자할 당시 두 회사는 ‘오픈AI가 AGI를 달성하면 MS는 오픈AI에 대한 기술 접근 권한을 잃도록 한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적었다. 올해 4월 이 같은 조항을 삭제하긴 했지만, 오픈AI는 그동안 이 조항을 발판으로 AGI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왔다. 오픈AI 내부에서도 AGI를 달성하면 자유로워질 것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은 이렇게 자유로워질 가능성이 있는 오픈AI를 엔비디아의 AI 생태계로 포섭할 수 있는 명분과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실제로 아스트라 훈련에는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GB) NVL72 칩 10만 개 이상이 사용됐다고 젠슨 황은 X에 적어 강조했다.

젠슨 황으로서는 AGI가 등장하면 최근 들어 잦아진 ‘AI 거품론’도 잠재울 수 있다. AI 거품론이 나올 때마다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가 위축된다. 결국 데이터센터 안에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위상도 함께 낮아진다.

AGI 출현은 GPU의 막대한 수요를 추가로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AI를 돌리기 위해 2만~10만 개의 GPU가 필요하다면 AGI를 구동하기 위해선 GPU가 최소 100만 개에서 1000만 개까지 필요할 것으로 빅테크는 추정하고 있다. 젠슨 황이 아스트라가 공개됐을 때 곧바로 “40만 개의 추가 GPU가 곧 가동될 것”이라고 언급한 배경이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