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20%' 개미들 비명…"줍줍 기회" 증권가 콕 집었다 [종목+]

입력 2026-09-12 09:57

지난달 상승 가도를 달린 화장품 관련주가 9월 들어 일제히 조정받고 있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에 원화 강세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원화 가치가 추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반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업종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에이피알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19.91% 하락했다. 지난달 한 달간 45.16% 상승한 것과 비교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화장품 유통사 실리콘투도 8월엔 59.65% 급등했으나 이달에는 19.74% 밀렸다. 1세대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도 9월에만 7.03%, 4.55% 하락했다. 코스메카코리아(-16.09%)를 비롯해 한국콜마(-11.74%)와 코스맥스(-9.83%)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도 조정을 피해가지 못했다.

화장품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수출액은 올 6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1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캐나다로의 화장품 수출액에서 단위 실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월말까지 수정되지 않아 9월에 역기저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10일 하루평균 화장품 수출액은 3412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캐나다를 제외하면 2500만달러로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기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화장품 수출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어 추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화장품산업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는 전년 대비가 아니라 전월 대비 성장을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며 "화장품 전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연초 15배에서 17배로 상승한 만큼 다소 부담스러워지는 구간이긴 하다"고 짚었다.

최근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8월 초 1430원대를 나타냈으나 현재 134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김명주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대표 수출주인 화장품 업종 실적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화장품 섹터의 영업이익률은 0.7~0.8%포인트 내외로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는 조언도 있다. 향후 블랙프라이데이 등 4분기에 포진해 있는 쇼핑 이벤트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연구원은 "원화가 추가적인 강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4분기 쇼핑 모멘텀을 기대하며 화장품주 주가는 10월부터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환율에 대한 우려로 가장 많이 조정받은 에이피알과 실리콘투가 업종의 주가 반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