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 25% 할인 꼭 받으세요"…9년째 오는 이 문자 [진영기의 커뮤 레이더]

입력 2026-09-12 17:00
수정 2026-09-12 17:13

“나라에 세금도 많이 내는데 이런 거라도 꼭 챙겨 할인받으세요.”

가짜뉴스가 9년째 좀비처럼 온라인을 떠돌고 있다. 대통령 공약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25% 할인받을 수 있으니 직접 신청하라는 내용이다. 실제 통신사 전화번호와 할인 제도까지 섞여 있어 자칫 새로운 혜택으로 오인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메신저를 중심으로 ‘대통령 공약인 휴대폰 기본요금 인하로 오늘부터 휴대전화 요금할인이 25%로 된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퍼지고 있다. 메시지를 보면 “가입자가 직접 신청해야 한다”, “1년이나 2년 약정할인을 받는 이용자도 추가로 25%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신청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당장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는 솔깃한 내용에 이용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부터 추가 기본요금 25% 할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친척이 가족 단톡방에 이런 톡을 보냈는데 루머나 잘못된 정보냐”며 사실 여부를 물었다.

하지만 ‘오늘부터 25% 할인이 시작됐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메시지에서 언급한 것은 선택약정 요금할인 제도다.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이용자가 통신사와 1년 또는 2년 약정을 맺으면 월정액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제도다. 2014년 도입됐으며 할인율은 2017년 9월 기존 20%에서 25%로 상향됐다.

이미 선택약정 할인을 받고 있는 가입자가 여기에 25%를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말기 지원금을 받고 지원금 약정이 남아 있는 이용자도 원칙적으로 선택약정 할인을 중복해서 적용받을 수 없다.

가짜뉴스가 쉽게 믿음을 얻는 데는 이유가 있다. 메시지에 적힌 통신사 전화번호는 실제 선택약정 할인 관련 상담에 사용되는 번호다. 존재하는 제도와 실제 전화번호 사이에 ‘오늘부터’, ‘대통령 공약’, ‘추가 25% 할인’이라는 잘못된 설명을 끼워 넣어 신빙성을 높인 셈이다.

이 같은 가짜뉴스는 정책 변화나 선거를 전후해 반복적으로 되살아났다. 2017년에도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휴대폰 기본요금 인하로 오늘부터 휴대전화 요금이 20% 할인된다’는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가 퍼졌다. 당시에도 기존 선택약정 제도를 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인 것처럼 둔갑시킨 가짜뉴스로 확인됐다. 이후 선택약정 할인율이 25%로 오르자 숫자만 바뀐 메시지가 다시 등장했고 2020년에도 같은 내용이 유포됐다.

통신업계는 선택약정 할인 대상과 조건이 이용자마다 다른 만큼,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만 믿기보다 통신사 등을 통해 적용 여부를 정확히 확인한 뒤 신청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 같은 메시지는 특히 선거철마다 반복적으로 유포되고,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단체 대화방에서도 계속 돌고 있다”며 “기존 제도를 새로운 공약이나 추가 할인 혜택처럼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