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를 웃돈 미국 생산자 물가 등의 여파로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리 선물에 반영하는 오는 16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71.8%로 급등했다. 시장은 11일 공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물가지수 상승률이 Fed의 금리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10일(현지 시간) 5.35%를 기록, 2007년 6월(5.44%)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금리도 4.9%를 돌파,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5%에 다가섰다.
BMO캐피털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0%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나오고 있다"며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5%대를 기록하더라도 그다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 올린 건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다. 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를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인 5.3%를 소폭 웃돌았다. 7월 상승률은 4.8%였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채권 금리 상승세를 부추겼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 정산가보다 4.19% 오른 배럴당 100.07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배럴당 105.03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후티 반군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추가적인 압력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이 중간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인들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재정적자 확대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71.8%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10%포인트 이상 오른 수치다.
기준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인 8월 CPI 상승률은 11일 오전 공개된다. CPI는 소비자가 실제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얼마나 올랐을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