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귀국하자마자 "공소청 직제안 수정하라"

입력 2026-09-11 00:41
이재명 대통령이 검사 정원을 유지하고 ‘사법통제부’를 신설하는 법무부의 공소청 직제안에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범여권에서 ‘검찰개혁 후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재검토를 주문하면서 검사 정원과 조직 구성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10일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정부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정부가 검사 정원과 직제, 부서 명칭을 꼼꼼히 살피지 못해 검찰개혁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검사 정원과 관련해서는 “기존 검찰 정원법에 얽매일 필요 없이 실제 필요한 인원을 쓰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보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정원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공소청 업무에 맞춰 필요한 인력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경찰 불송치 사건을 심사하는 부서 명칭을 사법통제부로 정한 것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사건 검토라는 업무 취지에 맞지 않고 논쟁적인 명칭으로 불필요한 반발을 살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주무 부처에 입법예고 기간을 늘려 해당 사안을 수정·보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지시는 검사 정원 유지를 둘러싼 여권의 반발 속에 나왔다. 법무부가 지난 4~9일 입법예고한 직제안은 검사 2292명과 일반직 6120명 등 전체 정원을 8412명으로 편성했다. 기존보다 2294명(21.4%) 줄지만 검사 정원은 그대로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공소청 직제와 수사준칙 등에 관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정청래·김용민·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비판에 가세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는 만큼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조계 일각에선 수사권 폐지가 업무 감소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영장과 송치·불송치 기록 검토, 기소·불기소 결정에 더해 보완수사 요구사항 작성과 수사기관 협의에도 인력이 필요해 일률적인 감축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근무 검사는 2022년 2월 1250명에서 올해 8월 964명으로 22.9% 줄었다. 미제 사건은 2022년 말 5만1839건에서 올해 7월 14만1696건으로 약 2.7배로 늘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장기 미제 처리 등을 위한 인력 유지 주장에 대해 “그 주장만 들어보면 일리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해련/한재영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