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농장' 재력 과시 50대 男…혼인신고 했더니 신불자였다

입력 2026-09-10 21:51

소개팅 앱에서 만나 재력을 과시하며 한 여성과 혼인신고까지 했지만, 아내와 처가를 상대로 억대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이 법정 구속됐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문주희 부장판사)은 사기 및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혼인했던 50대 여성 B씨와 그 아들에게 빌리거나 이들의 명의로 된 신용카드 대금 2억3000여만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9월 소개팅 앱에서 B씨를 만난 A씨는 약 10억원이 들어있는 것처럼 꾸민 은행 계좌를 보여주면서 "내가 완주군에서 농장을 크게 하고 있다. 상가랑 상속받을 재산도 있다"면서 부를 과시했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이듬해 3월 혼인신고를 하고 정읍에 있는 B씨의 집에서 신혼살림을 차렸지만, 행복한 미래를 그린 장밋빛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A씨는 "통장에 든 10억원이 묶여 있어서 현금이 필요하다"면서 꾸준히 돈을 요구했고, "내 명의로 지금 차를 못 사니 할부로 구매하자"고 B씨 명의의 카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구입하기도 했다.

A씨를 B씨의 아들에게도 수천만 원을 빌렸다. 당시 그는 "너희 엄마와 살 집을 구하고 있는데 계약금이 부족하다. 내가 키우는 소나 주식을 팔아서 갚겠다"고 설득했다.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 A씨는 농장도, 상가도, 주식도, 상속받을 재산도 없는 신용불량자였다. B씨와 그 아들에게 빌린 돈 일부는 게임머니를 사는 데 사용됐다.

뒤늦게 그의 실체를 알게 된 B씨는 2024년 9월 혼인 취소 무효 소송을 통해 부부 관계를 청산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피고인은 피해자들과의 신뢰를 악용해 반복적으로 돈을 편취하고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으므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피고인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나 규범의식, 준법의식이 현저히 미약해 재범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