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총리실 직원이 신분 속이고 공격적 질문…사찰 하느냐"

입력 2026-09-10 22:02
수정 2026-09-11 07:47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기자회견 도중 국무총리실 직원의 공격적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직원을 징계하고 총리도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10일 한 의원은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총리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사찰하느냐. 기자인 척 와서 일반인이라고 거짓말하곤 총리를 옹호하는 질의를 하는 게 적절하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앞서 한 의원은 화면에 총리실 소속 이모 과장의 사진을 띄워 놓고 "저분을 아느냐"고 물었고, 한 총리는 "총리실 직원"이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이어 이 과장이 스마트폰에서 텔레그램 대화방 '총리님 플러스 주요 간부방'(참가자 34명)을 띄워 놓고 조작하는 사진을 화면에 보이며 "총리님이 저 대화방에 들어가 있느냐"고 물었다. 한 총리가 "들어 있다"고 답하자 한 의원은 "총리 지시를 받고 (기자회견에서 질문)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시킨 건 아니고, 저 부분이 사실이라면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발단은 한 의원이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연 기자회견이었다. 한 의원은 연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관계 기관에 유출 경위와 위법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모 과장은 "오늘(10일) 페이스북에 총리가 수사를 지휘한다고 썼는데, 무슨 뜻이냐"고 물었고, 한 의원이 "어제 이해식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관계 기관에 엄정한 확인을 지시하겠다'고 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 과장은 한 의원 말을 끊고 "그러니까 확인을 지시한 거지"라고 했고, 한 의원이 "어디 기자시냐"고 묻자 "일반인"이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사람이 총리를 옹호하면서 공격적인 질문을 했고, 제가 평소 기자 소속은 안 묻지만 질의 내용과 공격성이 이상해서 어디 소속 기자인지 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일반인이라고 답하고 계속 질문했는데, 우연히 확인한 결과 국무총리실 소속 이OO 기획총괄과장이었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할애된 대정부 질문 시간 대부분을 한 총리에게 기자회견에서 벌어진 일에 관해 질의했다. 한 의원은 한 총리에게 "총리가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한 총리가 "수사는 지휘할 수 없다"고 답하자 "그럼 전날 말한 관계 기관이 어디냐"고 재차 질문했다. 한 총리가 "법무부"라고 하자 한 의원은 "이런 때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야 한다. 총리가 법무부 장관이냐. 왜 총리가 끼어드느냐"고 말했다.

질의 말미엔 국무위원석에 앉은 한 총리를 바라보며 "총리실 과장이 국회를 모독한 것에 대해 한성숙 총리가 바로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송영길 의원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측 항의가 생겼고, 한 의원은 "야구장 오셨나. 조용히 하라, 야구장 가서 떠들어라"라고 응수했다.

한 의원은 본회의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윗선 지시 없이 총리실 과장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현장에는 다른 직원도 함께 있었다. 축소할 생각 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는 해당 과장을 엄중 징계하고 본인도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친한계 의원도 "권력형 사찰"이라며 공세에 가세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