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전자제품…밥상 물가까지 덮쳤다

입력 2026-09-10 17:45
수정 2026-09-11 02:20
올 들어 원자재 가격 급등이 가시화하면서 생활물가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다. 식품부터 전자제품, 자동차 가격까지 끌어올리며 각국의 통화정책에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우선 해운업계의 충격이 눈에 띈다. 10일 선박 연료 가격 플랫폼 제로노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초저유황선박유(VLSFO) 가격은 지난 2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달 초까지 76% 올라 t당 82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제 유가 상승률 약 4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선사의 유류할증료와 해상운임 상승으로 이어진다. 판매가에서 운송비 비중이 높은 식품과 가구, 생활용품은 물론 여러 나라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전자제품과 자동차의 가격 인상 유인을 높인다.

여행객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평균 항공유 가격이 전년보다 약 70% 올라 세계 항공업계의 연료비 부담 증가분이 1000억달러(약 134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와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의 가격 상승은 제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에 쓰이는 구리는 최근 t당 1만4700달러 안팎으로 치솟아 지난해 11월 대비 31% 이상 웃돌았다. 자동차, 건축자재, 포장재 등에 폭넓게 쓰이는 알루미늄도 마찬가지다. 중동 지역 공급 차질에 세계 생산량의 63%를 차지하는 중국의 생산능력마저 사실상 한계에 이르면서 최근 t당 3300달러대로 올랐다. 지난해 9월 2600달러대보다 27% 높은 수준이다.

원자재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은 기업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페브리즈와 오랄비 등을 생산하는 P&G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플라스틱·종이 포장재와 운송비 부담이 증가해 2027회계연도 이익이 약 1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헬렌 디킨슨 영국소매협회 대표도 “높아진 에너지·투입재·원자재 비용이 소매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이 내년으로 갈수록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국 식음료연맹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식품·음료 가격 상승률이 올해 12월 3.9%에서 내년 7월 6.4%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