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송치한 불법 사금융업 총책…檢 보완수사로 직접 구속

입력 2026-09-10 15:17
수정 2026-09-11 11:34

허위 진술을 토대로 경찰에서 불송치 처분을 받은 불법 사금융업체 총책이 검찰의 보완수사 끝에 직접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허위 증언을 지시한 변호사와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만 받았던 명의 대여자까지 추가 적발했다.

서울북부지검 공판부(부장검사 직무대리 우만우)는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한 불법 사금융업체 총책 A씨(36)를 위증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허위 증언을 지시한 변호사 B씨(44)도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한 조직원 3명은 위증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조직원 5명과 함께 2020년 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불법 사금융업체를 운영했다. 이들은 채무자 161명에게 총 1130차례에 걸쳐 약 4억원을 빌려주고 약 7억원을 상환받은 혐의를 받는다. 법정 제한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챙긴 것이다.

2021년 수사에 돌입한 경찰은 A씨와 조직원들을 조사했지만 A씨는 불송치하고 조직원들만 검찰에 송치했다. 조직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검찰은 2024년 8월 A씨를 제외한 조직원 5명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사건의 실체는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직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증인으로 출석해 “각자 단독으로 대부업을 했다”며 A씨와의 공모 관계를 거듭 부인했다. 검찰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이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증거를 제시하며 공모 관계를 추궁했고, 일부 조직원에게서 A씨가 실제 총책이었다는 취지의 자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후 A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지난달 6일 A씨를 직접 구속했다. 같은 달 19일 A씨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보완수사 과정에서는 A씨와 변호사 B씨가 조직원들에게 “공모 관계를 부인하고 각자 단독으로 대부업을 했다고 진술하라”는 취지로 허위 증언을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B씨는 조직원들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뒤 증인신문을 앞두고 여러 차례 일대일 회의를 열어 “공모를 인정하면 크게 처벌받는다”, “경찰에서 조사받은 내용대로 증언하라”는 취지로 위증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와 B씨를 위증교사 혐의로, 실제 허위 증언을 한 조직원 3명은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 단계에서 참고인 조사만 받은 명의 대여자의 범행도 새로 밝혀졌다. D씨(37)는 A씨의 부탁을 받아 대부업체를 자신의 명의로 등록하고 A씨와 조직원들이 해당 상호로 불법 사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D씨를 대부업법 위반 방조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부패재산몰수법을 적용해 A씨가 불법 사금융업으로 취득한 약 1억원을 추징한 뒤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유지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공모 관련 증거를 제시해 총책의 존재와 공모 관계를 규명했다”며 “앞으로도 충실한 공소유지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