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평가 S여도 통합 대상"…지방 국립과학관 노조 반발

입력 2026-09-10 11:46
수정 2026-09-10 12:04


정부가 국립광주과학관·국립대구과학관·국립부산과학관·국립강원전문과학관을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하기로 한 가운데 과학관 노동계가 통합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전문노동조합 국립광주과학관지부는 8일 “지역 과학관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일방적인 통합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4개 과학관을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부는 전시·관람기관의 기능 중복과 협업 부재, 운영비 증가 등 비효율을 해소하고 기관 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통합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각 과학관이 지역별 산업·교육환경과 과학문화 수요에 맞춰 독립적인 사업과 서비스를 발전시켜 왔다는 것이다. 특히 국립광주과학관은 2년 연속 경영평가 S등급을 받는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이어가고 있으며 광주지역 인기 관광지 1위에 오르는 등 지역 대표 과학문화시설로 자리 잡았다고 노조는 밝혔다.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4개 법인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에서 통합본부 신설과 조직·인사·보수체계 개편, 정보시스템 통합, 규정 정비 등에 따른 행정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4개 과학관의 구체적인 기능 중복 내용과 그에 따른 비용, 통합 전환비용, 통합 이후 예상되는 세금 절감 규모 등에 대한 객관적인 비용·편익 분석을 정부가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통합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5극 3특’의 지역주도 성장 정책과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내놨다. 지역의 자율성과 특성을 살리겠다는 정책 방향과 모순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과기정통부에 노정협의도 요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기능개혁 추진방안에서 노정협의체를 중심으로 노동조합과 협의를 이어가고 주무부처와 개별기관 노동조합 간 협의도 병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노조는 “노동조합과 충분한 협의 없이 조직·정원·예산·인사 등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명확한 효과와 사회적 합의 없이 기관 숫자를 줄이는 것만을 개혁의 성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