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쟁 기간 중 에너지주식 매매로 최대 59억 벌어"

입력 2026-09-09 23:58
수정 2026-09-10 00:07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전쟁 과정에서 세계 시장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준 가운데 트럼프의 개인 에너지 투자 포트폴리오는 큰 돈을 벌었다고 CNBC가 보도했다.

9일(현지시간)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례 재무공개 자료등을 분석한 결과 전쟁 발발 전 날인 2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9개 석유 및 가스 기업 주식 자산이 최소 150만달러(20억원)에서 440만달러(약 59억원)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당 종목은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 킨더모건, 마라톤석유, 옥시덴탈페트롤리움, 필립스66, 발레로에너지, 윌리엄스 컴퍼니 등이다.

CNBC는 트럼프가 각 보유 종목에 대해 공개한 최소 및 최대 가격과 2월 27일 장 마감부터 8월 31일 장 마감까지의 주가 변동률을 이용하여 수익 범위를 계산했다.

트럼프의 계좌 내역에는 6월 29일까지 해당 9개 회사와 관련된 주식 매수 및 최소 23건의 매도가 기록됐다. 즉 계속 보유한 것이 아니라 전시 상황 변화로 시장이 요동치는 날에 샀다 파는 거래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처음 공격한 후 첫 거래일인 3월 2일에 트럼프의 계좌는 엑손모빌 주식 등 8개 석유 및 가스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트럼프가 이란의 시설 공습을 보류하며 “매우 생산적 대화”를 언급해 유가가 급락하고 에너지 주식의 주가가 하락한 3월 23일에 또 다시 16건의 에너지 주식 매수가 있었다.

4월 7일 엑슨 주식을 50만 1달러에서 100만 달러 사이를 매도한 후 약 2시간 30분뒤에 트럼프는 이란과의 2주 휴전을 발표했다. 다음 날 엑슨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전체적으로 트럼프의 계좌에는 6월 29일(공개된 가장 최근 거래일)까지 해당 9개 회사와 관련된 최소 23건의 매매 거래가 기록됐다.

8월 31일 장 마감 시점 기준으로 트럼프는 엑손에서만 약 17만 6천 달러에서 69만 달러까지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CNBC는 트럼프나 그의 투자 관리자들이 트럼프의 정책 결정에 대한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했거나 그의 재정적 이익이 정책에 영향을 미쳤는지, 또는 트럼프가 특정 거래를 지시했는지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의 모든 투자 결정은 독립적인 운용 담당자들이 내리며 이해 충돌은 없다”고 답했다.

윤리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계좌에 외부 관리자가 있다 해도 근본적인 이해 상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초당파적 비영리 부패단체인 ‘트랜스패런시인터내셔널’ 미국지부의 스콧 그레이탁 부사무총장은 “재량 계좌는 연막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림이 거래하고 있을 수 있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자신이 에너지 분야 주식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상원 의원은 X에 “트럼프는 2025년 말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석유 및 가스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현재 그 주식의 가치는 최대 1,550만달러 더 늘었다”고 썼다. 워런 의원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는 올해 이란과 전쟁을 시작했고, 그 결과 석유 및 가스 주가가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에너지 관련 자산은 중동과 관련된 광범위한 재정적 이익의 일부이다. 이미 트럼프 가족은 해외 부동산 라이선스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천만달러의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중 어느 한 곳이라도 장악하면 트럼프의 주식 거래와 그의 가족 사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메릴랜드주 민주당 소속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 캐피털이 트럼프 행정부의 계약과 자금지원, 규제조치로 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다.

전쟁으로 인한 혼란은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큰 비용 상승을 초래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인들은 휘발유에 715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했으며, 이는 가구당 약 604달러에 해당한다고 의회 민주당 소속 합동경제위원회가 분석보고소에서 밝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는 중간선거에서 정치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휘발유 가격과 같은 생활비 부담 문제가 중간선거 운동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8월초 로이터’입소스가 18세 이상 미국 성인 4,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48%가 생활비를 가장 중요한 투표기준으로 꼽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생활비 문제에 대한 대응방식에 70%가 불만을 표시했다.

CNBC가 기업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가 소유한 9개 에너지 기업은 2분기에 총 476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159억 달러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