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핵심 경쟁력 '공기 준수'…주 52시간 규제에 발목 잡히나

입력 2026-09-09 17:56
수정 2026-09-10 02:11
경북 울진에 짓고 있는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사진)의 건설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1년2개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공기 지연의 주 원인은 ‘주 52시간 근로시간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원전의 핵심 경쟁력인 ‘정해진 기간과 예산 내 완공’이 근로시간 규제로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울 3·4호기의 표준공기는 당초 56개월에서 70개월로 14개월 연장됐다. 원전 표준공기란 사전 부지 공사를 제외하고 원자로 건물 기초 콘크리트 타설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하기까지 걸리는 순수 건설 기간을 뜻한다.

한수원은 지연되는 14개월 중 13개월(92.9%)이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주 52시간제 적용’ 때문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1개월은 설계 변경과 안전 관리 강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가 2022년 사업이 재개됐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2018년부터 시행됐다. 올 연말 준공 예정이던 새울 3·4호기도 안전 기준 강화와 주 52시간제 도입 여파로 공기가 각각 10개월, 13개월 늘어났다.

한수원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로기준법은 업무량이 급증할 때 고용노동부 허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한다. 하지만 한수원은 원전 건설 현장에서 이를 신청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새로운 공법 도입 계획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울 3·4호기의 준공 목표는 각각 2032년과 2033년이었다. 상업 운전이 1년 이상 지연되면서 이 기간만큼 액화천연가스(LNG) 등 값비싼 화석연료 발전에 의존해야 한다. 박 의원은 “정부가 반도체산업 등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원전 건설은 주 52시간제에 발이 묶였다”며 “전략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전향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