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떴나 또 새로고침"…불티나게 팔린 '토마토맛 술' 정체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입력 2026-09-10 09:00
수정 2026-09-10 09:54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선보인 과실탄산주 ‘테라 스파클링’이 출시 한 달 만에 280만캔이 팔렸다. 출시 20일 만에 초도 물량 150만캔이 동난 데 이어 추가 생산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면서 일부 편의점에서는 발주가 중단되는 등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테라 스파클링은 지난달 4일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이 280만캔을 기록했다. 초도 생산 물량 150만캔이 출시 20일 만에 모두 소진된 데 이어 열흘 남짓한 기간에 약 130만캔이 추가로 팔린 셈이다. 출시 초기 하루 평균 약 7만5000캔이던 판매 속도도 초도 물량 소진 이후 더 빨라졌다.

테라 스파클링은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 ‘테라’를 활용했지만 맥주가 아닌 과실탄산주(RTD)다. 스페인산 화이트와인을 베이스로 과즙과 탄산을 더해 토마토·레몬·수박 3종으로 출시됐다. 알코올 도수는 토마토와 수박이 4.6도, 레몬이 7도다.

당초 하이트진로는 여름 시즌 한정 제품으로 테라 스파클링을 기획했다. 예상보다 판매 속도가 빨라 초도 물량이 20일 만에 바닥나자 추가 생산을 결정했다. 출시 초기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다른 국산 RTD 제품보다 세 배가량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편의점 앱에서는 재고를 찾으려는 소비자가 몰리며 검색 상위권에 올랐다.

추가 생산에도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서 레몬과 수박 제품의 물류센터 재고가 소진되면서 발주가 일시 중단됐다. 일부 제품은 점포별 발주 수량도 제한됐다. 하이트진로는 다른 제품의 생산 일정을 일부 조정하고 원료를 긴급 확보해 테라 스파클링 생산을 늘리고 있다.

예상 밖 흥행을 이끈 제품으로는 토마토맛이 꼽힌다. 레몬과 자몽 중심이던 국내 RTD 시장에서 토마토를 전면에 내세운 차별화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출시 초기부터 SNS에서는 토마토 스파클링을 맥주처럼 즐기는 이른바 ‘토맥’ 관련 시음 후기가 확산됐다. 관련 콘텐츠 누적 노출은 출시 20일 만에 1500만건을 넘어섰다.

테라 스파클링의 흥행은 소주·맥주 중심이던 국내 주류 소비가 RTD(Ready To Drink·즉석음용)로 빠르게 분산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국내 RTD 시장 규모는 2022년 358억원에서 2024년 1194억원으로 3배 넘게 커졌다. 최근에는 단순한 하이볼을 넘어 과실탄산주와 사케 하이볼 등으로 제품군도 세분화되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 과일 향과 탄산감, 낮은 도수 등 자신의 취향에 맞춰 가볍게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과실탄산주 ‘순하리 진’도 출시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8200만캔을 넘어섰다. 주류업계에서는 테라 스파클링의 초기 흥행 역시 이 같은 ‘한 캔 술’ 시장 확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예상보다 높은 수요가 이어지면서 생산과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일부 판매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품절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