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 원도심의 빈 상가와 유휴건물을 청년 창업공간과 문화예술 거점으로 바꾸는 재생사업에 나선다. 단순히 낡은 건물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정비와 콘텐츠 개발,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을 묶어 청년과 문화예술인, 창업기업이 머무는 원도심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거점특화형 ‘원도심 RE:CORE 프로젝트’ 시범사업을 새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방 원도심의 공실 문제를 부처 협업으로 풀어보겠다는 재생 프로젝트다. 국토부가 공간 정비와 거점 조성을 맡고, 문체부는 지역 문화콘텐츠를 발굴한다. 중기부는 상권·전통시장 육성사업과 연계해 창업과 소비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핵심은 비어 있는 상가와 건물을 다시 쓰는 것이다. 국토부는 원도심 내 공실상가를 매입하거나 장기 임대, 상생협약 등을 통해 확보한 뒤 ‘원도심 활성화상가’로 조성한다. 리모델링한 공간은 문화예술인 작업실, 창업공간, 공유오피스, 팝업스토어 등으로 활용된다. 입주자에게는 사업기간 임대료도 지원한다.
사업 종료 이후 공간이 다시 방치되지 않도록 운영계획도 의무화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세울 때 조성된 공간의 최소 10년 운영계획을 담도록 할 방침이다. 임대기간과 임대료 수준, 임대료 증액 상한 등도 포함된다.
규모가 큰 유휴시설은 지역 특성에 맞는 거점으로 바꾼다. 미활용 공공시설이나 미사용 모텔, 집단 공실상가 등을 문화예술 거점, 창업지원·보육시설, 상권지원시설, 로컬브랜드 전시·판매공간 등으로 조성하는 방식이다.
개별 건물만 고치는 방식도 피한다. 정부는 공실상가와 특화거점을 연결하고, 주차공간 등 기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간판과 외벽 정비, 야간경관 조성, 테마거리 조성도 함께 추진해 원도심 전체의 체류·소비 동선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문체부는 원도심의 문화적 매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지역의 문화자원과 인적자원을 활용해 대표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창작·제작부터 실증, 고도화, 유통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사업 초기에는 인지도가 높은 콘텐츠나 로컬 콘텐츠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열어 주민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콘텐츠 기업의 사업화도 돕는다.
시범사업은 수도권을 제외한 4극3특 권역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권역별로 1~2곳을 우선 선정해 내년부터 사업을 시작하고, 2029년까지 권역별 2~3곳으로 대상지를 확대할 예정이다.
대상지는 도시쇠퇴지역 가운데 현행 도시·군기본계획상 도심 또는 부도심에 해당하는 곳이다. 공실상가가 밀집해 재생이 시급한 원도심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선정 지역에는 최대 약 365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국토부는 4년간 국비 최대 210억원을 지원하고, 지방비를 포함한 총사업비는 최대 300억원 규모로 정부안에 반영했다. 문체부는 대표 문화콘텐츠 제작·확산에 국비 최대 24억원,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원도심 활성화에 최대 8억4000만원을 지원한다.
중기부 사업과의 연계도 추진된다. 로컬테마상권, 유망골목상권, 백년시장·문화관광형시장 등 지역상권·전통시장 육성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선정 과정에서 우대하는 방안을 적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17일 대전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세부 추진계획을 안내한다. 예산안이 확정되면 대상지 선정 절차에 들어간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원도심 RE:CORE 프로젝트를 통해 원도심이 갖고 있는 자산과 잠재력을 새로운 수요와 연결해 다시 지역의 성장과 변화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