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와 자연송이, 단호박부터 치즈와 트러플까지. 선선한 가을을 앞두고 외식업계가 메뉴판을 ‘가을의 맛’으로 빠르게 바꾸고 있다. 여름철 과일과 산뜻한 맛을 앞세웠던 것과 달리 제철 농산물과 해산물에 치즈·숯불·트러플 등을 더해 고소하고 진한 풍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1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다이닝 브랜드 리미니는 이날부터 가을 한정 메뉴 ‘어텀 다이닝’ 10종을 선보인다. 무화과를 활용한 비앙코 마스카포네 무화과 피자와 리코타 무화과 샐러드를 비롯해 갑오징어 먹물 리조또, 홍새우 비스큐 파스타, 스모크 파프리카 뽈뽀 등을 내놓는다. 트러플 크림 수제 뇨끼와 트러플 먹물 아란치니 등 향이 진한 메뉴도 함께 구성했다.
같은 이랜드이츠의 애슐리퀸즈도 이달부터 고구마와 단호박, 옥수수 등을 활용한 ‘어텀 셀렉션’을 시작했다. 단호박 퓨레를 곁들인 프렌치 덕, 고소한 단호박 베이컨 뇨끼, 어텀 애플 바질 피자 등 20종 이상의 신메뉴를 마련했다. 디저트에도 자색 고구마와 메이플, 호두 등을 활용했다.
프리미엄 외식업체들은 송이와 꽃게, 밤 등 계절성이 강한 재료를 앞세웠다. 63빌딩 터치더스카이는 가을 채소와 캐비아, 한우 안심 등에 금목서와 배를 활용한 디저트를 곁들인 코스를 선보였다. 중식당 백리향은 자연송이 불도장과 성게알 꽃게살볶음, 자연송이 X.O 통해삼찜 등을 가을 메뉴로 내놨다. 63뷔페 파빌리온 더 프리미엄도 무늬오징어 구이와 가을 꽃게 양념게장 등 신메뉴 9종을 추가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N서울타워의 파인다이닝 ‘엔그릴’도 밤과 배, 사과 등을 활용한 가을 시즌 코스를 내놨다. 밤 크림스프를 비롯해 구운 관자와 꽃게 비스크, 배와 시나몬·포트와인 소스를 곁들인 참숯 그릴 양갈비, 사과와 메밀을 활용한 애플 카라멜 무스 케이크 등을 구성했다. 360도 회전하는 레스토랑에서 가을 남산 풍경과 제철 식재료를 함께 즐기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가을 메뉴의 또 다른 특징은 ‘풍미 강화’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이달부터 치즈를 전면에 내세운 ‘Cheese On. OUTBACK’ 신메뉴 6종을 판매하고 있다. 블랙라벨 스테이크에 치즈와 단호박, 옥수수 등을 곁들이고 파스타와 립에도 체다·모차렐라·에멘탈·프로볼로네 치즈 등을 활용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이탈리 무역센터점은 스페인산 숯불 오븐인 ‘조스퍼 차콜 오븐’을 활용한 메뉴 10종을 선보였다. 티본스테이크와 그릴드 새우 등 기존 메뉴에 숯불 향을 입혀 깊은 맛을 강조했다.
호텔 다이닝도 제철 식재료에 와인과 다양한 선택지를 더하고 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알라메종 와인 앤 다인의 브런치에 나주 배와 밤 크림 리코타 샐러드를 넣고, THE 26의 2인 세트에는 무화과 카프레제와 와인 한 병을 포함했다.
외식업계가 가을 시즌 메뉴를 강화하는 것은 계절 변화를 메뉴로 빠르게 보여주면서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무화과와 송이, 단호박처럼 계절성이 뚜렷한 식재료는 한정 메뉴라는 희소성을 강조하기 쉽고 치즈와 트러플, 숯불 등은 날씨가 선선해질수록 선호도가 높아지는 진한 풍미를 구현하기 좋다는 설명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가을에는 제철 식재료 자체가 소비자에게 계절감을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최근에는 단순히 제철 재료를 넣는 데 그치지 않고 치즈나 트러플, 훈연 등 조리법과 풍미까지 계절에 맞게 바꾸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