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8일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모델의 성능과 효율을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또 한 번의 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내년에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비롯해 서버용 DDR5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까지 가파르게 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오픈AI 신규 인공지능(AI) 모델 'GPT-6 아스트라'는 단순한 AI 모델 성능 향상을 넘어 디지털 자율 지능 확대로 범용인공지능(AGI) 초기 단계 진입을 위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반면 중국은 알리바바의 AI 모델 큐원 등 고효율 모델을 중심으로 낮은 추론 비용을 제시하며 AI 사용의 진입 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GPT-6와 같은 미국의 프론티어 모델이 AI 활용의 성능 상단을 확장하고, 중국의 효율 모델이 비용 하단을 낮추면서 AI는 고성능 영역과 대중화 영역에서 동시에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이 같은 AI 연산량 급증은 HBM을 비롯한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AI 데이터센터의 증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 시장에서 AI 데이터센터 증설은 미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중국 AI 데이터센터도 향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과 중국의 AI 데이터센터는 올해 95기가와트(GW)에서 2030년 201GW로 추정돼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4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들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장기공급계약(LTA)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이같은 이유로 내년이 메모리 수요 급증과 공급 제약의 교차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메모리 시장은 HBM4 수요 급증과 더불어 서버 DDR5,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 강세 지속으로 HBM과 범용 메모리의 동반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며 "특히 HBM 시장은 작년에 전년 대비 100% 성장에서 올해는 69%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지만 내년은 전년 대비 164% 성장이 예상돼 역대 최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AI 신규 모델 출시와 데이터센터 증설 확대 경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짚었다.
김 본부장은 "중국 AI 가속기의 경우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연산 효율이 낮아 동일한 AI 연산량 처리를 위해 더 많은 가속기와 메모리 탑재가 필요하다"며 "미국 AI 모델이 성능 상단을 확장해 수요 천장을 열고, 중국 AI의 효율화 모델이 토큰 비용을 대폭 낮춰 AI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최선호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시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